휴대폰 다른 통신사 변경 고객, 월정액 8월부터 3개월 동안 SK텔레콤 계좌로 빠져나가
고객 “대리점 방문 안했는데.. 개인정보 입력됐다니 의문”
SK텔 "실수, 정보유출 없어"
고객이 사용하지도 않는 태블릿PC 요금이 국내 대형 이동통신사 계좌로 수개월간 무단 이체된 사고가 발생했다. 더구나 사고가 발생한 대리점은 이동통신사가 고급화를 추구하기 위해 지원하는 서울 강남의 한 프리미엄 샵으로, 이통사측은 고객이 직접 방문한 기록이 있다는 입장인 반면 고객은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 공방마저 벌어지고 있다.
고객 “대리점 방문 안했는데.. 개인정보 입력됐다니 의문”
SK텔 "실수, 정보유출 없어"
■"방문한 적 없는 대리점에 상담이력이라니"
해당 통신사는 전산상 피해 고객의 상담기록을 근거로 상담 과정에서 개인인증을 할 수 있는 신분증 제시나 설명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 직원이 고객 개인정보 입력을 착오해 발생한 사고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 고객은 해당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제3자 위임, 상담 등의 사실이 없었다며 개인정보 유출 내지 거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8일 SK텔레콤과 피해 고객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자신의 휴대폰 가입사를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바꾼 개인 사업자 박모씨(48)는 최근 자신과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사용하지 않는 태블릿 PC 월정액이 자신의 계좌에서 빠져 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8월부터 3개월간 매달 3만원을 웃도는 돈이 다른 계좌로 이체되자 SK고객센터에 문의했다. 문의 결과 L법인이 사용 중인 전화번호라는 답변을 받았다.
대리점과 SK텔레콤은 즉각 환불 약속과 함께 경위 파악에 나섰다. 조사 결과 SK텔레콤은 지난 8월 16일 오후 7시 35분께 박씨가 대리점을 방문해 상담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직원 실수로 L법인의 정보 대신 박씨의 개인정보를 입력함으로써 태블릿 PC용 월정액이 박씨 계좌에서 이체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의 주장은 상반된다. 그는 자신의 신용카드 결제내역을 근거로 SK측이 방문했다고 주장하는 당일 오후 7시 퇴근,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9시께 자신의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 "직원 실수, 정보 유출 없다"
결국 '지난 8월 16일 오후 박씨의 대리점 방문 여부'에 따라 '전산착오'나 '직원의 단순 업무 실수'인지, 다른 원인인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SK측은 전산에 기록된 상담 내용을 토대로 박씨가 매장을 방문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SK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해당 대리점 직원이 법인 회선 추가 등록 과정에서 실수로 발생한 것"이라며 "대리점 내 전자시스템은 본인인증 없는 고객 정보 확인은 절대 불가능하고 고객정보 유출 역시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고객이 해당 대리점에서 가입 등을 진행한 적은 없지만 전산 시스템상 8월 16일 상담 이력이 남아있다"며 "상담은 개인인증 없이는 불가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씨는 "해당 대리점을 방문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개인인증도 없이 어떻게 전산 입력이 가능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며 "해당 통신사측과 대리점은 명명백백히 사고 원인을 밝혀 앞으로라도 피해고객 발생 방지 뿐만 아니라 고객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리미엄 샵은 고객이 직접 방문해 신분증 등 관련 서류를 제시해야 휴대전화 개통 및 해지 등이 가능하다. 따라서 일반 대리점에 비해 까다로운 신원확인 절차를 거치게 된다. 다만 본인이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제3자가 위임장, 인감증명서 등 서류를 구비해 업무를 대신 처리할 수 있다.
pio@fnnews.com 박인옥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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