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국 경제 대예측 노무라종합연구소/ 알에이치코리아
정부가 공공 인프라 구축 고용.설비투자 끌어올리고
일본.선진국 사례 통해 고령화사회 돌파구 찾아야
2016년을 돌아보면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혼돈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던 한 해였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에선 예상을 깨고 브렉시트가 확정됐고 미국 대선은 극단적인 보호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미국, EU 등 선진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08년 이후 대규모 자금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섰다. 하지만 지금껏 본 적 없었던 비전통적인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했다. 게다가 전 세계가 미국의 장기금리 정책에 휘둘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다양한 정치적 변수마저 더해졌으며 신흥국 경제 역시 미국 장기 금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누구도 쉽사리 2017년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공공 인프라 구축 고용.설비투자 끌어올리고
일본.선진국 사례 통해 고령화사회 돌파구 찾아야
그렇다면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의 개인, 기업, 정부는 2017년을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 이 책은 일본의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축적하고 있는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경제와 한국 경제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2017년 경제 전망 보고서다. 그렇다면 한국경제는 어떤 상황일까. 한국경제는 특성상 대외적 요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선 한국이 선진국적인 실물 투자 감소, 신흥국의 설비과잉 문제가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한국경제가 현재 당면한 문제는 내수가 바닥을 친 이른바 '소비절벽'에 직면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다시 말해 이런 상황에선 기업이 아무리 낮은 금리여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투자를 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즉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아무리 정책금리를 인하한들 경기 부양에는 명백하게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설비 과잉 문제는 가장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원인이 돼 수출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제조 설비의 과잉, 노동자원 과잉 문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규명한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논의는 한국이 더 이상 대외순채무국이 아닌 대외순자산국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한국이 더 이상 외자유입을 통해 경제를 부양할 수 없는 구조라는 뜻이다.
또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거론되는 과도한 가계 부채 문제를 기업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저하와의 상관관계를 통해 분석하고 향후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차입이 줄었고 가계가 이를 대체하면서 그나마 한국경제를 이 정도라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가계 채무는 부동산으로 유입됐으며 이 문제가 선진국이 이미 경험한 주택버블 붕괴와 같은 문제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즉 가계 자산 구성상 기형적으로 부동산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 만약 부동산 버블이 발생할 경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보다 더 큰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이같은 문제를 비롯해 한국경제를 푸는 열쇠 역시 더 이상 금융정책에 기대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 전반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논의이기도 한데 이미 검증된 바와 같이 금융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재정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즉 공공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방식으로 투자를 시행하고 이를 통해 고용 및 설비 투자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국경제가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더이상 '일본에서 답을 구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지적한다. 한국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하류노인 사회의 도래가 공급과 수요의 논리로 구성된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내다보고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선진국의 생산인구 감소에 관한 데이터를 통해 한국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 부동산과 유통 등 국민 경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제요소를 점검해 향후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을 제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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