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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日 카지노 합법화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2.15 17:41

수정 2016.12.15 17:41

2010년 싱가포르는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형 카지노를 허용했다. 싱가포르는 수십억달러의 미국.말레이시아 자본을 끌어들여 마리나베이샌즈와 센토사 리조트월드를 건설했다. 그곳에 카지노 2개가 들어섰다. 사회적 반대가 극심했지만 40년 만에 빗장을 푼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각종 안전판을 만들고, 카지노 수익의 상당부분을 복지 부문에 할당하는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했다.

도덕국가로 불리는 싱가포르는 왜 카지노를 선택했을까. 역시 먹고사는 문제다. 싱가포르 관광산업은 아시아 외환위기와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지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인구 600만명, 서울만 한 크기의 조그만 나라 싱가포르가 기댈 곳은 관광.금융 등 서비스산업뿐이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두 복합리조트가 문을 열면서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2009년 970만명에서 2014년 1510만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생긴 일자리 4만여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포인트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 2009년 마이너스(-)0.8%이던 경제 성장률은 이듬해 14.5%로 수직 상승했다.

카지노산업은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복합리조트 내 면적 비중은 5% 미만이지만 매출 비중은 80% 선에 이른다. 카지노가 외국인 관광객 1명을 유치하면 컬러TV 4대, 11명을 유치하면 승용차 1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효과라는 조사도 있다.

‘파친코의 나라' 일본이 전후 70년 만에 카지노의 나라로 변신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카지노를 합법화하는 법안이 참의원에 이어 15일 중의원을 통과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현재의 2배인 연 4000만명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비장의 카드가 카지노다. 일본의 연간 카지노 매출은 400억달러로 예상된다. 미국, 마카오에 이은 세계 3위 시장이다.

우리로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빼앗기는 등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카지노 입장객의 55%가 중국인이었다. 최근 전북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 유치 움직임이 일자 강원도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세상은 무섭게 변하고 있다.
정부는 멀리 크게 봐야 한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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