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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는 26일 올해 건실한 실적을 달성했지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1200원 선에 올라서면서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1300원대 돌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항공업계는 업종 특성상 외화 부채가 많아 원·달러 상승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3·4분기와 비교해 50원가량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비용 가운데 달러로 결제하는 부분에 있어서 부담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순외화부채가 약 92억달러 수준으로, 환율이 10원 변동하면 약 92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리 인상 결정도 악재 요소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화 환산 부채도 늘어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데다 일부 차입금의 경우 부채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설 경우 조기 상환 조건이 있어 재무구조 악화를 초래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선 환율과 금리 등 대외변수 변화에 따른 이익 감소를 이유로 일부 항공업체들의 목표 주가를 낮추기도 했다.
최근엔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로 저유가 기조를 탈피하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유가 가격도 항공사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11년만에 조종사 노동조합의 파업까지 맞물려 영업이익의 감소까지 우려되고 있다. 업계에선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는 물론 최근 기내 난동 사건과 겹쳐 대표 국적항공사로서의 이미지 실추가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악재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부 항공사의 경우 외화부채 중 유로화 비중을 높이는 등 환율 변동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어 환율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국제유가 상승의 경우도 유류할증료를 통한 비용 전가가 가능하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도 항공사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일정 비율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어 과거처럼 항공대란이 발생하지 않는 등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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