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검, 삼성·이대·블랙리스트 3대 의혹 연결고리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05 17:59

수정 2017.01.05 17:59

‘최순실 게이트’ 최종 퍼즐맞추기 가속도
삼성 수뇌부·최경희 前총장· 조윤선·김기춘 등 소환 임박
朴 대통령 뇌물 혐의 수사
靑 개입 취지 진술 확보해 특검-삼성 법리공방도 주목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의혹별 핵심 관계자 줄소환 등을 통해 최종 퍼즐 맞추기에 들어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삼성 간 뇌물 혐의 △정유라 이화여대 학사비리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검은 3대 의혹과 관련한 진술 및 물증 등을 쌓아가며 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연결고리' 인물들을 순차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입학-학점 부정, 최경희 전 총장 소환 임박

특검은 5일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의 입시부정 의혹에 연루된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55)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남궁 전 처장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정씨에게 특혜를 줘 부정하게 합격시킨(업무방해)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면접 평가위원 교수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했고, 실제 정씨는 면접관들에게 금메달을 보여주는 등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를 한 것으로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났다. 정씨는 입학 이후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았으면서 학점을 취득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 같은 학점특혜 의혹에 연루된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52.필명 이인화)는 이미 구속됐다. 류 교수는 조교에게 정씨의 시험 답안을 대신 작성하도록 하고 정씨에게 부당하게 학점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정씨의 입학부정과 학점특혜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은 윗선으로 최경희 전 총장(55)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을 주목, 조만간 이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덴마크 검찰에 체포.구금된 정씨는 "2016년 대학(이화여대)에 딱 한 번 가서 최경희 전 총장과 류 교수를 만났다"고 밝혔다. 구속된 류 교수는 자신에게 최순실씨 모녀를 소개하고 정씨의 특혜를 부탁한 인물로 김 전 학장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수뇌부 소환 예고, 치열한 법논리 공방 예상

이번 특검의 핵심 과제인 박 대통령의 뇌물 혐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이날 현직 청와대 인사로는 처음으로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59)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김 비서관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삼성합병)에 찬성하도록 하라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은 지난달 21일 보건복지부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두 회사 합병을 앞두고 복지부 공무원들이 청와대 보건복지수석실과 e메일로 양사 합병을 논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에는 구속된 문형표 당시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국민연금이 삼성 합병안에 찬성하도록 하는 데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특검은 삼성 합병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의심되는 정부측 관계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삼성의 '부정한 청탁'에 초점을 맞춰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 줄소환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삼성 측은 정부나 청와대의 강요에 의한 최씨 일가 지원 논리로 대응할 것으로 보여 특검과 치열한 법논리 공방이 전망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조윤선·김기춘 소환 초읽기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해서는 해당 문서의 작성과 활용을 지시.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윗선에 대한 강제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직 문화체육관광부 1·2차관을 모두 불러 조사한 특검은 우선 조윤선 문체부 장관(51)을 정조준하고 있다.
리스트 작성을 최종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을 이른 시일 내 소환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날 송수근 문체부 1차관(55)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블랙리스트 작성 경위와 지시자, 블랙리스트 인물 및 관련 사업을 관리한 의혹 등을 추궁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연루된 사람들을 조사하면서 조윤선 장관과 김기춘 전 실장이 관련된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로서는 대통령까지 리스트 의혹에 연루됐는지는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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