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즉각퇴진, 조기탄핵, 공작정치 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 12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를 열었다.
본집회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이른바 '공작정치' 주범으로 거론된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와 현 정부에 뇌물을 건넸다는 의심을 받는 재벌총수에 대한 구속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범불교시국회의 공동대표인 법일스님와 함세웅 신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연순 회장 등이 발언에 나섰다.
이날 고(故) 정원스님(속명 서용원·64) 시민사회장이 열려 엄숙한 분위기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정원스님은 세월호 참사 1000일 추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7일 '박근혜는 내란사범'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고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추도사에서 법일스님은 "정의로운 사회, 평화로운 세상, 민주주의 실현하고자 온몸으로 정연스님은 저항했다"며 "민주주의에 힘을 보태자 소신공양을 했다"고 언급했다.
또 이날은 고(故) 박종철 열사가 경찰 고문을 받다 사망한 30주기이기도 하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 열사 30주기를 추모하고 올해 30주년을 맞는 6월 항쟁과 최근 '촛불 항쟁'의 의미를 기리는 집회가 열렸다.
삼성전자 공장에서 근무하다 뇌종양에 걸린 피해자 가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으로 피해를 본 중소상인,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재벌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본집회에 이어 청와대와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 앞까지 행진도 이어질 예정이다.
혼자서 집회에 참석했다는 김모씨(27)는 "날씨가 너무 추워 나오지 않으려고 하다가 혹시 참석자가 너무 적을까 걱정이 돼서 나왔다"며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 나와서 고생하지 않도록 헌재가 빨리 결정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서울시내에 경비병력 184개 중대(약 1만4700명)를 배치해 질서 유지와 안전관리에 나섰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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