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새책>논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1.29 09:49

수정 2017.01.29 09:49

논개

임진년의 왜란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여인 논개를 소재로 한 장편 소설이다. 지난 2005년 장편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김별아의 여섯번째 장편소설로 개정 출판됐다.

작가는 역사이면서 전설이고, 모두가 알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논개의 삶을 통해 충(忠)과 절(節)의 진정한 의미를 되묻는다.

작가는 논개의 일화를 담아낸 '어우야담' '진주서사' '노량기사'등을 검토해 그 자취를 추적했고, 마침내 '논개의 성장'과 '임진왜란의 발발'을 중심으로 한 원고지 2293매를 집필해 두 권 분량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양반가의 자제로 태어났으나 집안의 몰락으로 관기가 되고 결국 기생으로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바탕에는 나라에 대한 충성과 절개를 넘어 한 사람을 향한 깊은 사랑이 있었음을 소설로 재구성했다.


작가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조선 중기 '부패한 사회와 그 안의 사람들'을 흥미진진하게 소설에 드러낸다. 지방에서 많은 백성들이 향리들의 수탈로 고통받고 있을 때, 조정에서 파견한 관리들은 향리를 감독하기는커녕 그들과 함께 어울려 노닥거리기에 바쁘고, 일본으로 떠난 조선 통신사들은 이미 전쟁 준비를 마친 일본의 상황을 거짓으로 보고해 자신들의 안위를 챙긴다. 또한 국왕 선조는 전쟁이 나자 백성을 버리고 가장 먼저 도망친다. 마침내 조선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고 신분을 뛰어넘어 누구나 팔을 걷어붙이고 전장으로 나선다. 논밭은 물론이고 산천의 열매와 동물들까지 씨가 말라 서로를 잡아먹는 지경에 이른 끔찍한 전쟁 속에서 작가는 마지막까지 조선을 지켜낸 것은 약한 자들임을 밝혀낸다.

작가는 유교 이념의 허상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백성들 사이에서 논개는 가슴속에 사랑을 품었기에 강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포착해낸다.
논개의 고귀한 사랑은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능숙한 상황 묘사로 구체화되어, 한 사람을 지켜내겠다는 의지가 백성과 더 나아가 나라에 대한 사랑으로 확장되었음을 알려준다.

대의를 위해 목숨을 던진 논개에게서 애국의 본모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이 소설은 어떠한 이념보다도 더 큰 사랑의 힘이라고 밝힌다.
사랑으로 가득한 논개의 일생은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큰 힘이 될 듯하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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