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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Culture]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2년내 세계적 발레단 반열 오를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09 20:02

수정 2017.03.09 20:02

[yes+ Culture]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2년내 세계적 발레단 반열 오를 것"

"지난 한 해는 서른 두살이 된 유니버설발레단이 어떻게 새롭게 도약할 것인지 고민했던 한 해 같아요. 세상에 섣불리 말하고 싶진 않아서 1년을 기다렸다 이제서야 말하네요. 지난해부터 내년 말까지 3년 간 유니버설발레단은 변화를 위한 새로운 '유니버설 글로벌 아티스트 프로젝트(Universal Global Artists Project)'를 가동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한계를 넘어 이름에 걸맞게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오르는 발레단이 되겠습니다."

지난 한 해는 우리나라에 있어서 격동의 시기였다. 안팎으로 많은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그 와중에 문화예술계의 지각변동도 컸다. 블랙리스트 사태를 비롯해 시국이 불안하니 공연을 찾는 관객 수도 줄었고 위기였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유니버설발레단의 새로운 봄을 꿈꾸는 문훈숙 단장(54.사진)을 8일 만났다. '영원한 지젤'이라 불리는 문 단장은 대한민국 발레 역사의 산 증인이다.


"우리 발레단의 정체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이름이 '유니버설'인데 그건 결국 '세계적'인 것을 의미하잖아요. 그동안 국립발레단과 때로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함께 성장했지만 이제는 거기서 만족하면 안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국립발레단은 '국립'이라는 단어가 주는 상징성이 있는데, 비슷한 컨셉의 발레단의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면 결국 관객도 흥미를 잃게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치자 차별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리고 문 단장은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나 영국의 로열발레단 못지 않은 세계적 발레단의 반열에 올라야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

하지만 바꾸고자 하는 생각만으론 하루 아침에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는 일. 유병헌 예술감독과 치열히 고민한 끝에 3년을 기간으로 세우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 단장은 "1년 동안 1/3 정도 진행됐으니 딱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그가 가장 먼저 시행한 것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호를 개방한 것이다. 외국인 무용수의 영입을 대폭 늘렸다. 그 결과 현재 유니버설발레단의 단원 69명 중 외국인 단원이 33명이다. 절반에 육박한다.

문 단장은 "외국인 단원의 비중이 높아졌다 해서 한국인 무용수의 문을 좁히는 것은 아니"라며 "국적을 불문하고 열린 경쟁체제에서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화를 꿈꾸는 유니버설발레단이지만 한편으론 국내 고전 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발레를 계속 만들고, 올리는 일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30주년을 맞은 한국 최초의 창작발레 '심청'은 발레 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고, 10년 전에 선보인 '발레 춘향' 보완을 해 꾸준히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발레춘향'이 보완을 통해 자리를 잡으면 '흥부 놀부'' 제작도 나설 계획이다.


문 단장은 "아마도 '흥부 놀부'를 제작해 올리게 되면 오래전부터 꿈꿨던 고전 창작 발레 3부작의 숙제가 끝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지난해 내한한 매튜 본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봤다. 그와 같이 촌스럽지 않고 현대화 된 '흥부 놀부'를 선보이기 위해 캐릭터와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안무를 짜는 것까지 아직 구상해야 할 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단장으로 1995년 취임하고 어느덧 20년도 훌쩍 넘어버린 요즘. 다시 한번 지난 날들을 돌아보게 됐다는 문 단장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발레가 대중이라는 토양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무로 뿌리 내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용수 개개인의 기량을 발전시키도록 돕는 것을 넘어 발레를 보는 관객의 저변을 넓히고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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