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얍(YAFF.Young Agri-Food Fellowship)'은 농식품 분야에 취업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겐 '지름길'로 통한다. 단순한 '스펙 쌓기'에 불과했던 기존 기업인턴 프로그램과 달리 농식품분야 최고의 인재 네트워크인 얍은 국내외 식품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취업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출발한 aT 얍 프로그램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기까지엔 이주용 과장(36.사진)의 공이 컸다. 얍이 기틀을 잡기 이전인 2015년부터 얍 업무를 맡아온 이 과장은 얍 회원들에게는 '얍 과장님'으로 통한다. 얍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글로벌 K-Food 해외인턴십'을 비롯한 '식품외식기업 특화 일자리페어'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가 이런 프로그램들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이 과장은 "청년들은 어떤 기업을 원하는지 또 기업은 어떤 청년을 원하는지 그들의 입장에서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분야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며 "취업준비생과 기업의 '징검다리'가 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의 이런 노력은 열매를 맺고 있는 중이다. 작년 말 현재 얍 회원은 국내 2030명, 해외 826명으로 총 2856명이다. 이 가운데 181명의 취업준비생이 얍을 통해 식품분야에 일자리를 구했다. 이 과장은 "얍 회원들 중에 취업을 했다고 전화를 주는 친구들이 있다"며 "그럴 때면 '얍 과장' 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음을 지었다.
얍 프로그램이 여타 대기업이나 지자체의 인턴십과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장체험형'이라는 점이다. 이 과장은 "대부분 대기업 인턴은 복사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강소기업이 많은 식품기업의 경우 '사업의 ABC'를 모두 경험할 수 있다. 바이어를 만나는 경험까지 한다"며 "자신의 미래를 먼저 그려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얍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인 '글로벌 K-Food 해외인턴십'의 경우는 자신의 경험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군대를 제대하고 1년 동안 미국 텍사스의 메리어트호텔에서 인턴십을 했다"며 "당시엔 얍 같은 프로그램이 없어서 무작정 지원서를 넣었는데, 마치고 나올 때엔 그 호텔 조식에 김치를 넣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 덕분이었을까. 그는 지난 2005년 대학 3학년 재학 중에 aT에 입사했다. 벌써 입사 12년차다. 얍을 제외하고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을까. 이 과장은 "여러 부서를 거쳤지만 성향상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덕분에 여러 태스크포스(TF)에 많이 참여했는데 2008년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TF'가 가장 기억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지금은 별명이 '얍 과장'인데 당시엔 야근이 잦아 '라꾸라꾸(간이침대)'였다"며 "당시 TF 인원이라고는 팀장과 저, 단 둘뿐이었고 당시만 해도 사내에서조차 '어떻게 농산물을 온라인에서 거래를 하느냐'고 했지만, 지금은 사이버거래소 거래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의 가락시장을 대체할 유통의 큰 흐름을 만든 셈"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에게 꿈을 물었다. 이 과장은 "인터넷 포털검색창에 제 이름을 쳤을 때 가장 먼저 검색이 되고 싶다"며 "제 분야에서 저를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한다"며 미소 지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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