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장변화 못읽은 시게이트, 한국 사업 철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15 19:34

수정 2017.03.16 08:38

HDD만 고집하다 경영난 광교 디자인센터 문닫아 합작법인 추진 SK하이닉스 "계획대로 여전히 논의중"
글로벌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제조업체인 시게이트가 국내 디자인센터의 문을 닫았다.

경기 광교신도시에 위치한 디자인센터는 시게이트의 연구개발(R&D) 거점이어서 향후 회사 전체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시게이트는 총 인원의 14%에 해당하는 6500명을 아시아 등에서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연초 시게이트와 합작법인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SK하이닉스는 "이번 건과 관계 없이 여전히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업계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시게이트코리아는 얼마 전 300여명의 임직원에게 "3월 10일 주주총회에서 회사를 해산하고 폐업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회사의 사업과 고용관계가 종료되고, 청산절차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각 부서별로 개별 면담을 실시하고 퇴직일자, 보상금액, 지급조건 등 직원 보상방안을 협의 중이다. 10일께부터 본격적으로 회사의 청산절차가 개시됐으며 이날까지 직원들은 개인물품을 모두 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퇴직금 등 청산 비용과 관련해 5000만달러(약 57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시게이트는 HDD 사업 부진으로 인해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HDD 판매량은 전년 대비 840만대가 줄어든 3680만대에 그쳤다.

경쟁사인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하며 저장장치 업계의 대세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빠르게 태세 전환을 하고 있지만 시게이트는 여전히 HDD를 고집하며 트렌드에 뒤처졌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시게이트의 경영환경이 급격히 나빠져 SK하이닉스와 추진 중인 합작회사 설립도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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