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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당뇨병 치료제로 대동맥판막 노화 억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27 11:26

수정 2017.03.27 11:26

서울아산병원 송재관(왼쪽) 장은주 교수
서울아산병원 송재관(왼쪽) 장은주 교수
국내 연구진이 내과적 치료로 대동맥판막의 노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최근 고령화에 따라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같은 퇴행성 판막질환이 급증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약물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나이가 들어 석회화가 진행해 판막이 제대로 잘 열리지 않게 되면서 순환장애를 일으킨다. 하지만 중증으로 발전해 인공판막으로 교체하기 전까지는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이 없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송재관·의생명과학과 장은주 교수팀은 실험동물의 판막세포를 이용한 실험을진행한 결과, 혈당 조절 관여 효소인 디펩티딜펩티다제-4(DPP-4)가 대동맥판막협착증에서 과도하게 증가해 대동맥판막의 석회화를 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기전을 이용해 현재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DPP-4 억제제를 투여하면 대동맥판막 석회화의 진행이 억제된다는 것도 함께 증명해냈다.

특히 연구팀은 DPP-4 억제제의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용도를 최초로 입증한 것을 인정받아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 등록에 성공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특히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DPP-4 억제제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에 관한 모든 권리를 갖고 있어 강력한 특허권을 보유한 것이다.

DPP-4 억제제는 당뇨병 치료제 사용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약제로 알려져 있다.

송재관·장은주 교수팀이 석회화 과정을 분석한 결과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효소인 DPP-4가 인슐린과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작용을 억제했다. 이 과정에서 대동맥판막조직 세포에 칼슘이 쌓이고 석회화가 진행됐다.

이 기전을 통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을 가진 쥐와 토끼 두 가지 동물질환 모델에 DPP-4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인슐린유사성장인자-1의 양이 증가되면서 결국 석회화가 억제되고 대동맥판막협착증의 발생이 예방되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연구팀은 범부처신약개발단의 연구비를 수주해 다양한 DPP-4 억제제들 중에서 심장판막조직 분포도가 높고 대동맥판협착증 치료제로서 최적화된 유효용량을 갖고 있는 약제를 확인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대동맥판막 협착증과 당뇨병을 갖고 있으며 추적 심장초음파가 시행된 환자들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DPP-4 억제제의 대동맥판막 협착증 진행 예방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장은주 교수는 "시장에서 이미 사용되어 안전성이 검증된 DPP-4 억제제를 '대동맥판막 협착증 치료제'라는 새로운 신약으로 재창출해 곧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고 밝혔다.

송재관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대동맥판막 협착증이 진단되더라도 증상이 나빠질 때까지 별다른 약물치료 방법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약물치료를 통해 병의 악화를 막고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번 연구는 임상의학과 기초과학이 만나 환자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성과를 얻은 성공적인 예로, 향후 추가적인 임상시험를 통해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예방 효과 등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과는 세계 심장 분야 최고 권위지인 '써큘레이션(Circulation)'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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