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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블랙록 AI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3.30 17:25

수정 2017.03.30 17:25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지 1년이 지났다. 몇 년 전만 해도 먼 얘기로만 들리던 인공지능이 무서운 속도로 우리 삶을 파고든다. 바둑.포커 등 게임을 넘어 이젠 챗봇(대화형 로봇), 음성인식 스피커, 번역, 자율주행차 등 분야도 가리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스마트폰 '갤럭시S8'의 핵심 서비스도 음성인식 AI비서 '빅스비(Bixby)'다. 이세돌과 알파고 세기의 대결이 AI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삼성 갤럭시S8 빅스비는 다양한 입력방식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사용자의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음성인식을 통해 파일 분류 등의 업무도 손쉽게 처리한다. "셀피를 찍어 OO에게 보내줘"라는 사용자의 말을 알아듣고 실행한다.

자산 규모 5조달러(약 5570조원)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이 그제 고액연봉 스타 펀드매니저들을 무더기로 해고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그 빈자리를 대신한 AI매니저는 80억달러(약 9조원)의 펀드를 굴린다. 낮은 수익률과 고객이탈로 고민하던 블랙록은 인간의 분석과 직관에 의존한 투자보다는 AI의 막대한 데이터 분석능력을 선택했다.

투자의 영역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다. 다트 던지기로 종목을 고른 원숭이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실험도 있었다. 요즘은 로보어드바이저의 펀드 운용수익률이 더 높다는 보도도 자주 나온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선 것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의사와 변호사를 대신하는 컴퓨터도 등장한 마당에 말이다.

블랙록의 이번 결정은 실험 단계로만 여겨졌던 AI가 실용화 단계로 이미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1년 전 예측대로 천하무적이 된 알파고도 같은 경우다. 알파고는 올 초 온라인에서 벌어진 비공식 대국에서 세계 최정상의 고수들과 60번을 겨뤄 단 한 판도 지지 않았다.
자칫 작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상대로 거둔 1승이 '인간이 AI를 이긴 유일한 대국'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인간에 비해 AI의 발전 속도는 무섭다.
그래서 "AI가 인간을 멸망시킬 수 있다"는 세계 석학들의 경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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