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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미래, 드라마에 주목하라] 지속가능한 한류, 드라마가 답이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3 18:07

수정 2017.04.03 18:35

(上) 지속가능한 한류, 드라마가 답이다
주인공이 먹은 음식, 입은 옷, 촬영지까지.. 성공한 드라마 한편이 벌어들인 수익 상상초월
'별그대' 생산유발효과 1조 달해 쏘나타 2만여대 판매한것과 같아
'대장금' 촬영한 양주테마파크 2년동안 외국인 56만여명 다녀가
다른 장르보다 高부가가치 증명 콘텐츠 경쟁력 높인 작품 만들어야
한류가 위기다. 사드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 일본의 혐한류 등 한류를 둘러싼 환경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동남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까지 한류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한류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의 비중은 여전히 절반을 넘는다. 정치외교적 이유로 불거진 위기인 만큼 돌파구 찾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기다리기에는 한류라는 시장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한류의 새바람을 찾기 위해 새로운 시장 개척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경쟁력 강화도 필수적이다. 파이낸셜뉴스는 한류의 새로운 미래로 '드라마'에 주목하고, 지속가능한 한류가 탄생하기 위한 현실과 대안을 짚어봤다.

[한류의 미래, 드라마에 주목하라] 지속가능한 한류, 드라마가 답이다

위부터 최근 드라마 한류를 일으킨 KBS '태양의 후예'와 tvN '도깨비'.
위부터 최근 드라마 한류를 일으킨 KBS '태양의 후예'와 tvN '도깨비'.


'겨울연가' '대장금' 등 드라마는 한류의 시작점이다.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바람은 싸이와 인기 아이돌 그룹으로 대표되는 'K팝'을 넘어 영화.게임.에니메이션 등 생활 전반으로 퍼져나가며 부흥을 이끌었다. 그러나 사드 등 대내외적 악재로 한류에 위기가 닥친 최근, 한류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과 우려의 시선이 혼재돼 있다. 지속가능한 한류가 자리잡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한류의 시초였던 드라마에 다시 눈을 돌린다.

■드라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잘만든 드라마는 단순히 드라마의 인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입은 옷과 음식, 사용했던 제품, 방문한 장소 등에 대한 인기로도 이어져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드라마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는 이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 내놓은 '한국 콘텐츠 미국 시장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 드라마 시청자 중 조사 응답자의 절대 다수(94%)가 한국 드라마 시청 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관심이 증가했다고 한 사람 중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이 구매 의사를 나타낸 한국 제품은 한식(33.6%), 화장품 (31.1%), 패션의류 (19.1%), 모바일 앱 (4%), 스마트폰 (2.9%), 자동차 (0.3%) 순이었다. 즉 100명이 한국 드라마를 보면 그 중 33명은 한식을 먹을 의사가 있으며, 31명은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를 보면 드라마가 관련 산업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보다 뚜렷하다. 중국의 치맥 열풍에 당시 BBQ는 3주 만에 현지 매출이 50% 증가했고, 교촌치킨은 개점 1년도 안돼 매출이 3배 이상 치솟았다. 치맥, 여자 주인공 천송이 코트, 남자 주인공 도민준 운동화 등 드라마에 나온 상품의 수출 효과는 무려 545억5500만원에 달했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발생한 국내 광고 및 해외 매출 총액은 5303억원, 종합적인 생산유발효과는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2만여대를 생산.판매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다.

가장 성공한 한류 드라마 중 하나인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남이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창 겨울연가 열풍이 뜨겁던 지난 2004년 27만명, 2005년에는 30만명 수준이었고, 남이섬은 여전히 인기 관광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장금'을 촬영한 양주 테마파크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56만6000명의 외국인이 다녀갔다.

[한류의 미래, 드라마에 주목하라] 지속가능한 한류, 드라마가 답이다


■드라마, 해외 수출에서도 '효자'

드라마는 예능, 다큐,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 장르 중 단연 수출 효자상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15년 발표한 '방송 콘텐츠 수출입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방송 프로그램 장르별 수출 비중 중 드라마가 84% 이상을 차지하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수출을 이끌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업자별 수출 비중에서도 2011년 전체의 42% 정도를 차지했던 드라마가 2013년 84%까지 2배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MBC에서 방영됐던 '대장금'은 2006년부터 이란에서 방영돼 무려 90%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2012년 스리랑카에서는 99%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였다.
루마니아 공영방송 TVR는 경영위기로 고사 직전에 몰렸지만 시청률 40%대 '대장금'의 인기로 위기를 극복했다. 이는 한국에서 최초 방영된 지 10년이 지난 드라마를 통해서도 지구촌 곳곳에서 한류 열풍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권호영 연구위원은 "드라마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대중적인 장르로 해외 유통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성공한 드라마 한 편이 벌어들이는 수익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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