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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Health] 뭐라구요? 여자 목소리 듣는게 어렵다면 난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6 20:34

수정 2017.04.06 20:34

'발''달' 같은 비슷한 말
'스''츠' 같은 고음 소리
여자 목소리 듣는게 어렵다면 난청
[yes+ Health] 뭐라구요? 여자 목소리 듣는게 어렵다면 난청

예부터 '며느리 말에는 대꾸도 않는 시어머니, 아들 말에는 반응한다'는 고부갈등을 대표하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하지만 며느리가 미워서 듣고도 못 들은 척한 게 아니라 시어머니가 노화성 난청을 겪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청력은 30세 이후 조금씩 떨어진다. 따라서 젊은 사람이라도 난청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소음에 자주 노출되면 난청이 젊은 나이에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이 되면 3명 중 1명, 75세 이상에선 절반 정도가 청력감퇴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다. 귀가 안들리게 되면 △서서히 TV 볼륨을 높이고 △대화 시 되묻는 빈도가 많아지고 △어떤 말에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잦아진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6일 "남자 목소리는 알아듣기 편한 데 비해 여자 목소리가 잘 안 들리거나 '밤, 밥'과 같은 비슷한 말의 구별이 어렵고, 다른 사람의 말이 정확히 분별이 되지 않고 웅얼거리는 것처럼 들린다면 병원을 방문해 노인성 난청에 대한 정확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난청, 고주파음부터 듣기 힘들어

노화성 난청이 진행되면 고주파음의 인식이 어려워 여성과 아이의 목소리를 잘 못 알아듣는다.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난청이 나타나지만 당사자에게는 대화단절을 불러일으키는 괴로운 질환이다.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배우자나 가족들은 물론 심지어 본인마저 이를 자각하기가 쉽지 않다.

노화성 난청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뿐 비정상적 장애는 아니다. 다만 문제는 나이가 들고 방치할수록 증세는 계속 나빠지기 때문에 조기발견에 따른 적절한 조치가 중요하다. 또 청력저하는 의사소통의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잘 듣지 못해 발생하는 실수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오해가 발생해 사람과 만나 대화하는 것을 기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겨 심하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귀울음인 이명도 동반돼

노화성 난청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달팽이관 속 유모세포와 청신경의 퇴행성 변화라 볼 수 있다. 많은 소음과 약물 등에 노출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지속적인 청각기관의 손상 누적으로 발병원인과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또 난청이 있을 경우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웅웅, 쉿쉿 솨~ 삐~' 등의 귀울음, 즉 이명 증세가 동반된다. 노인들은 흔히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정도로 호소하는데 청력이 떨어질수록 이명은 커진다. 또 유전적 요인과 함께 과거 기계음이나 소음, 시끄러운 음악에 노출됐던 사람에게서 더 잘 나타난다.

귀에 분포된 혈관에 문제가 생겨 난청이 생길 수도 있다. 아스피린이나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통의 항생제 또는 이뇨제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남자가 여자보다 난청환자가 많은 이유는 흡연, 음주 등이 청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확한 검사로 원인 분석해야

노화성 난청으로 의심될 경우 정확한 귀 검사가 가능한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을 받고 난청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난청에 대한 검사는 주파수대별로 어떤 크기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순음청력검사', 단어를 구별해 내는 '어음판별검사' 등이 있다. 또 어떤 주파수가 안 들리는지를 확인 후 보청기를 구입해 착용하면 말소리 분별력이 점차 좋아질 수 있다. 보청기를 잘 사용하면 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이고 이명 증상도 개선시킬 수 있다. 가령 고주파 영역의 소리를 듣는 데 문제가 있는 사람이 모든 주파수를 증폭시키는 일반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리는 들리지 않고 소음만 크게 들려 불편감이 심해질 수 있다. 보청기에 완전히 적응하는 데 보통 1~3개월의 재활훈련이 필요하다.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처음에는 듣고자 하는 소리의 60% 정도만 들리도록 출력을 맞추고 3개월 동안 환자 상태를 점검하면서 출력을 조금씩 높여가며 적응시킨다. 이후 6개월~1년마다 청력검사를 통해 보청기를 재조정한다.

난청을 예방하려면 시끄러운 소리에 오래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 또 최근 중년 이상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도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생활습관병 예방과 관리에 노력하면 청력 쇠퇴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흡연도 난청과 관련이 크기 때문에 금연해야 한다.
특히 55세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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