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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국제테러와 U-20 월드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09 17:28

수정 2017.04.09 17:28

[차관칼럼] 국제테러와 U-20 월드컵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 루이스 피구, 라울 곤살레스, 티에리 앙리, 리오넬 메시의 공통점은 바로 20세 이하 월드컵이 배출한 슈퍼스타라는 점이다. '열정을 깨워라'를 슬로건으로 FIFA U-20 월드컵이 오는 5월 20일부터 우리나라 6개 도시에서 열린다.

공항, 항구 등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관세청도 대회 참가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출입국 전용검사대를 운영하고 경기용품, 방송장비 등 대회물자를 신속히 통관해 대회 개최에 차질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테러다. 오늘날 테러는 하루도 발생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빈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북한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피살되는 충격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22개 공항만을 통해 24시간 사람과 화물이 들어오고 나간다. 관세청은 많은 과학 검색장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컨테이너를 열지 않아도 내용물을 확인하고 마약이나 폭발물을 현장에서 탐지할 수 있다. 또 풍부한 경험을 지닌 직원이 밤낮없이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관은 크게 세금을 거두는 '통관' 기능과 불법행위를 단속하는 '감시' 기능을 하는데 국제행사가 있을 경우 감시의 역할이 커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올림픽, 월드컵 등을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이 있다. 관세청은 88서울올림픽 때 공항만에 X레이 투시기, 금속탐지기, 폐쇄회로TV(CCTV) 등 당시로서는 첨단장비를 대거 도입했다. 2002 한.일 월드컵은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로 인해 준비 단계부터 테러가 최대 화두였다. 당시 인천국제공항을 개장했는데 여행객과 화물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직원들이 X레이 판독을 하느라 두 눈이 벌게지곤 했다. 결승전 전날 북한이 도발한 제2연평해전으로 인해 가슴을 졸였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국제테러 위협과 북한의 안보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관세청은 대테러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전국 34개 세관에 테러대응팀을 재편성했다. 주요 공항만에 CCTV 1634대를 가동하고 10곳의 감시종합상황실에서 실시간 선박, 출입자 등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

테러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는 없다. 테러는 한번 발생하면 사회적 파장이 엄청나다. 특히 대형 국제경기를 앞두고 테러가 발생할 경우 혼란과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대회 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세관이 대테러 활동을 강화하는 이유는 테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테러는 어느 한 기관이 전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모든 기관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대처해야만 테러를 차단할 수 있다. 국민의 관심과 협조도 반드시 필요하다. 테러는 관세국경에서 예방하고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관세선을 벗어나면 몇 배의 노력을 하더라도 차단이 쉽지 않다.
관세청이 과학 검색장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국내 유관기관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대테러 정보교류를 강화하는 이유도 관세국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불철주야 관세국경을 지키는 세관 직원들의 노고가 U-20 월드컵의 성공 개최와 테러 안전지대 사수에 작은 기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5월 경기장에서 뜨거운 함성 속에 많은 유망주들이 '제2의 메시'로 새롭게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천홍욱 관세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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