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만 먹어야되나
"식탁 위에 둔 콩이(우리집 반려견 치와와) 홍삼 간식이 어디갔지?"
강아지를 위한 홍삼제품이 진짜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정말로 있다.
얼마 전 집 앞에 새로 생긴 애견용품 전문점을 퇴근길에 찾았다. 이것저것 콩이 간식을 좀 샀더니 주인이 사은품으로 강아지용 홍삼 제품을 건넸다. 겉 포장만 보면 사람들이 먹는 모 회사의 홍삼 제품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걸 별생각 없이 식탁 위에 둔 걸 가족 중 누군가가 먹은 것이다.
알고보니 아버지였다. 요즘 들어 부쩍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신 아버지가 부엌에서 간식거리를 찾다가 콩이의 홍삼 간식을 사람용 홍삼제품인 줄 알고 한 봉지를 다 드신 것이다. 강아지 제품이라는 말을 듣고 강아지에게 별걸 다 먹인다는 아버지의 투덜거림에 가족들이 다 웃으며 넘긴 일종의 에피소드였지만 콩이에게는 견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사건이 됐다.
아버지께서 콩이 간식을 드셨으니 콩이에게 사람 간식을 처음으로 줘 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가족들의 의견이 나오게 됐다. 사실 이 시기 오랜 기간 강아지를 키우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보내야 했던 지인에게서 "반려견용 사료만 먹이면 오히려 반려견에게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된 것도 계기가 됐다. 그 지인은 지금 키우는 반려견에게는 건강을 위해 양념을 하지 않은 닭고기나 단호박 등을 먹였다고 했다.
실제로 반려견에게 먹여도 좋은 사람이 먹는 음식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호박, 피넛버터, 익힌 연어, 그린빈, 스크램블드에그, 흰밥, 해썬 사과, 프레인요거트, 익힌 닭고기, 코코넛오일, 플랙시드 등이다. 이 음식들은 오히려 반려견용 간식이나 사료만 먹이는 것보다 양념을 하지 않고 먹이면 건강에 더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반대로 사람이 먹는 음식 중 반려견에게 절대 먹여서는 안 되는 음식도 있다. 알코올, 초콜릿, 설탕, 마늘, 복숭아, 감자, 양파, 이스트 반죽, 포도, 버섯, 아보카도, 건포도 등이 그것이다.
인간의 편의만을 위해 간편식으로 만들어진 사료나 반려견용 간식만 먹이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종종 반려견에게도 원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간식을 제공해 '먹는 즐거움'을 주는 건 어떨까.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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