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빈혈 환자, 40대 여성이 많아...방치하면 심장질환 위험 증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16 12:00

수정 2017.04.16 12:00

빈혈 환자는 40대 여성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빈혈 환자는 2010년 47만6000명에서 2015년 50만9000명으로 5년간 3만3000명(6.9%)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빈혈이란 말초혈액 내의 적혈구수가 감소하고 혈색소(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 이하로 감소되는 상태를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남자 성인의 경우 혈색소 농도가 13g/dL, 여자 성인의 경우 12g/dL, 6~16세 사이의 청소년은 12g/dL, 6개월에서 6세 미만의 소아는 11g/dL, 임산부는 11g/dL 미만인 경우를 빈혈로 정의하고 있다. 빈혈이 생기면 쉽게 피곤하고 노곤하며 온몸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가장 먼저 나타난다. 피부는 혈색이 없고 창백하게 보이고 많은 혈액이 지나야 하는 심장은 산소 부족으로 가슴이 뛰고 아프기도 하며 몸이 붓기도 한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010년 10만6000명에서 2015년 11만8000명(11.4%)으로 증가했고, 여성은 2010년 37만명에서 2015년 39만1000명(5.6%)으로 늘었다. 특히 빈혈 환자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12만6000명(24.8%)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7만1000명(14.0%), 50대 6만4000명(12.5%) 순이었다. 여성은 40대가 11만7000명(29.8%)으로 가장 많았고, 남성은 9세 이하가 3만2000명(27.0%)으로 최다였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장명희 교수는 "검진의 활성화로 무증상의 빈혈에 대한 인지가 빨라졌으며, 암환자 증가로 위암, 대장암의 원인인 빈혈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40대가 되면 생리량 증가와 관련된 자궁 질환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빈혈 환자 증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빈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심장에 부담이 가중돼 심부전 등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된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윤봉식 교수는 "9세 이하 빈혈 환자가 많은 것은 1세 이하에서 발생하는 생리적 빈혈과 겹쳐서 빈혈환자 수가 많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생리적 빈혈은 아이들의 경우 출생 후 적혈구 생성인자가 감소되면서 수명이 다한 적혈구가 제거돼도 대체 되지 않아 혈색소가 감소하게 된다. 가장 낮은 시기가 대략 생후 8~12주, 혈색소가 9~11g/dL가 되는 시기다. 이 때 외부에서 철분 섭취가 부족하면 생후 6개월 후에는 철 겹핍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보통 생후 9~24개월에 빈혈이 흔히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특히, 미숙아의 경우 저장철이 부족하고 성장 속도가 빨라 일찍부터 철분 보충을 하지 않으면 빈혈이 더 많이 올 수 있다. 또 모유보다 분유를 많이 주거나 이유식을 늦게 시작하는 경우 섭취할 철분부족이나 흡수율이 낮아 빈혈을 초래하게 된다.

1세 아이가 빈혈일 경우에는 식욕감소나 보챔, 체중감소 등 이외에도 빈혈이 심할 경우 피부나 점막이 창백해지고 무호흡, 빠른 호흡, 빠른 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빈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는 철겹핍성 빈혈이 심해지면 식욕이 줄고 보채며 밤중에 잘 깨고 기운이 없으며 활동이 줄어들면서 감염이 잘 된다. 또 식욕이 없기 때문에 잘 먹지 않고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철분의 섭취가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빈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적혈구 지수와 망상적 혈구 수를 포함한 일반 혈액 검사와 말초혈액 도말검사 등 선별 검사를 통해 적혈구의 수, 크기, 모양을 확인한다.

가장 흔한 철 결핍성 빈혈의 경우 철분약제 복용하면 1~2개월 이내에 정상 수치로 회복된다. 회복 후에도 4~6개월간 철분제를 복용해야 충분한 철분이 몸에 저장돼 적혈구의 생성이 원활해진다.

위암이나 위궤양 때문에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수년이 지나 체내의 비타민 B12의 고갈과 비타민 B12의 흡수 장애로 인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로 부족한 비타민을 경구나 근육 주사로 공급함으로써 빈혈을 교정한다.


철결핍성 빈혈의 예방을 위해서는 철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인 시금치, 땅콩, 아몬드, 해바라기씨,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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