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을 높이 든 채 미소짓는 후보의 모습과 함께 당명도 이력도 없이 이름 석 자와 슬로건만 담아낸 한 장의 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이색적인 선거 벽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당명을 뺀 것을 두고 꼼수라며 합성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고 안 후보 측은 변화의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문 후보 측 전락부본부장인 이철희 의원은 18일 TBS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정당 지지율이 없는 후보일수록 (벽보에) 정당명을 빼고 싶어하는데 그런 점이 반영된 것 같다"며 "40석의 급조된 미니정당이라는 것 때문에 (당명을) 뺐다면 꼼수"라고 지적했다. '준비된 세력과 불안한 세력 간의 대결'이라는 문 후보의 프레임에 힘을 실은 것이다. 같은당 손혜원 의원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합성·좌우반전을 지적하며 "이미지를 왜곡했다"고 일갈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맹공에도 선거벽보는 전화위복이 돼 가는 분위기다. '광고천재'로 불리는 이제석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여기에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안 후보가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당명 제외와 관련해 "당 로고도 축약해 삼각뿔 모양만 넣으면 (국민의당인 것을) 다 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도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방법, 합리적인 제작, 쉽고 단순하고 편하고 빨리 (만든 것)"이라고 평가하며 "리더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어야 한다. 기존에 있던 방식만 고수하면 발전이 없다"고 했다.
실제 선거벽보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게 국민의당 평가다. 이틀 내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네티즌들이 수많은 패러디물을 만들어내는 등 화제가 된 덕이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혁신과 미래, 기존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이번 포스터에 특히 청년, 여성의 호응이 뜨겁다"고 자평하며 "안 후보는 전혀 새로운 대한민국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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