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만나 평창올림픽에 대한 정부 지원과 관련해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한 농담이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홍역을 치렀다.
문 후보는 과거 부산아시안게임을 언급하며 “북한응원단이 완전히 자연미인이었다”면서 “그 뒤에 나온 건 북한에서도 성형수술을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여성에 대한 외모 품평으로 성차별적인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문 후보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입장문을 통해 “취지와 맥락을 떠나 제 발언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여성분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 제가 어디에 서있는지 살피는 계기로 삼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문 후보는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라고 발음해 상식 부족 논란이 일기도 했고, TV토론에서 잇따라 상대 후보를 잘못 호명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번 대선정국에서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사과를 한 것은 문 후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설거지는 여성의 몫”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공세와 사과 촉구를 받았다.
홍 후보는 “세게 한 번 보이려고 그런 것”이라며 멋쩍게 답하고 웃어넘기려 했지만 거듭된 사과 요구에 “말이 잘못됐다면 사과하겠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홍 후보는 이른바 ‘설거지’ 발언 이외에도 “부패한 보수”,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도록” 등 대국민 호소문 발표와 기자회견에서 연거푸 실수를 해 당 관계자들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썰렁한 유머, 이른바 ‘아재 개그’를 종종 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농담이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다. 그게 헤어(hair)날 수 없는 매력”이라고 말해 탈모인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안 후보는 “앞으로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선대위원장의 경우 풍부한 정치적 경륜에도 불구 최근 말실수가 잦아지면서 당 내에서 곤혹스러워하는 반응도 나온다. 박 위원장이 유세에서 문 후보를 칭하면서 대통령이라고 부르거나 문 후보가 하지 않은 말을 인용해 사과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각 후보 캠프에선 말실수로 인해 지지율이 출렁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문 후보가 ‘자연 미인’ 발언이 논란이 되자 즉각 별도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신속히 사과에 나선 점도 악재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러한 말실수가 대중과 언론의 주목도를 끌기위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잦은 실언은 후보들의 신뢰도를 하락시켜 지지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탓에 합리적인 전략은 아니라는 비판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전체 후보들의 자질 논란이 일으켜 유권자가 선거를 외면하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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