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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강연
벤처캐피털 중 엔젤투자 비중 미국은 38%, 한국은 7% 수준
모험자본 육성 갈길 멀어
국내 IPO 증가 긍정적이지만 벤처 자금회수 어렵다는 방증
산업양극화 극복도 큰 숙제
벤처캐피털 중 엔젤투자 비중 미국은 38%, 한국은 7% 수준
모험자본 육성 갈길 멀어
국내 IPO 증가 긍정적이지만 벤처 자금회수 어렵다는 방증
산업양극화 극복도 큰 숙제
국내 자본시장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엔젤투자, 프라이빗에쿼티(PE) 등 모험자본 시장의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국내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산업 양극화는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다.
■모험자본 투자.회수 자본시장 몫
안동현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기조연설에서 "과거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끌어온 중후장대형 산업은 정점에 있거나 정점을 지나 쇠퇴기에 들어섰다"면서 "새로 태어나는 산업을 육성하거나 죽어가는 산업을 어떻게 충격 없이 마무리하느냐는 부분은 은행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몫"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 역할을 엔젤투자와 PE가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차기정부에서 모험자본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우리나라가 양적 측면에서 벤처캐피털이 늘고 있지만 리스크가 있는 기업에 대한 엔젤투자는 적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전체 벤처캐피털 중 엔젤투자 비중이 38% 수준에 달하는 반면 우리는 7%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PE 쪽도 아직까지 규모가 큰 딜에 대해서는 역량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안 원장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관련,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지만 사실상 그 정도 규모의 딜을 진행할 만한 PE가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앞으로 PE 시장을 확대하고 전문성을 확보하는 한편 엔젤투자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IPO 증가는 자금회수 수단 한계
이와 관련,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글로벌 IPO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는 그만큼 다른 방식의 자금회수(EXIT) 전략이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 원장은 "최근 IPO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잘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판단된다"면서 "외국 벤처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데 우리나라는 IPO 말고는 자금회수 수단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과 맞물려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여름부터 채권 잔고가 줄어들다가 다시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 이후로는 그동안의 경험을 봤을 때 전약후강 정도의 주가 흐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안 원장은 "과거 대통령 선거 이후 주식시장 움직임을 보면 통계적 의미를 꺼내기가 쉽지 않지만 대체로 전약후강 정도의 모습을 보였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주식시장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가 2200 선을 앞두고 조정을 받고 있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이 계속 상승하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양극화 극복 관건
이와 관련, 주식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투자자와 기업, 중개기관인 증권사 중에서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6년 코스피 순이익이 101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나타냈지만 이는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줄여 순이익이 늘어난 불황형 흑자라는 인식이 크다. 코스닥은 오히려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3년 연속으로 적자기업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 원장은 "코스피는 적자기업이 조금씩 줄고 있는데 코스닥은 늘고 있어 산업쪽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가계 양극화로 전이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이 수출 호조에 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추세적 회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특정 산업 주도로 수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원장은 "반도체는 슈퍼사이클이라고 할 정도로 60~70% 시장을 점유 중인 D램과 낸드플래시 호조에 따라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여기에 석유화학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반적 수출지표가 양호한 불완전한 형태의 수출회복"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안승현 팀장 강재웅 김경아 이세경 차장 김영권 김현희 박소현 박지애 박세인 기자 최용준 오은선 남건우 김유아 송주용 권승현 최재성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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