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4.20 19:50

수정 2017.04.20 22:15

대구, 어디까지 가 봤니
'국민 MC' 송해의 제2의 고향
실향의 아픔을 달래던 옥연지에 가면 얼음동산, 물레방아 등이 꾸며져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전망대에 오르면 대구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앞산전망대에 오른 한 여행객이 '대구의 봄'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케이블카를 타고 앞산전망대에 오르면 대구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앞산전망대에 오른 한 여행객이 '대구의 봄'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 대구=조용철 기자】 팔달교와 노곡교 사이에 있는 금호강 하중도는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만 한 크기다. 회색 빌딩으로 가득한 도시에 여유로운 강 풍경을 선사하는 고마운 섬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위로 두루미가 날고 그 곁엔 수목이 우거져 평화롭다. 금호강은 물이 호수같이 맑고 갈댓잎이 바람에 따라 비파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부터 뱃놀이하던 금호강은 조선 전기의 문신 서거정(1420~1488)이 대구10경 중 1경으로 꼽았을 만큼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1970년대 산업화 물결로 공단이 하나둘 생기고 아파트가 수없이 지어지면서 금호강은 예전의 수려한 경치를 잃어갔다.

하중도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비닐하우스로 뒤덮여 있어 볼품없었다. 강을 오염시키고 보기에도 흉물스럽던 비닐하우스 500여동을 모두 철거하면서 환경생태공원으로 변신했다. 하중도는 봄엔 유채꽃과 청보리가, 가을엔 코스모스와 메밀꽃 등 꽃밭이 펼쳐지면서 장관을 이룬다.

'도심 속 섬'에 불과했던 하중도는 계절별로 특색있는 친환경 공간이 만들어지면서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더욱이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의 서식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도심에서 새로운 시티투어를 경험해보려면 오는 29일 봄 여행주간을 맞아 운행을 시작하는 '김광석 음악버스'를 이용해보자. 김광석을 테마로 한 이번 시티투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기획.개발됐다. 현재 시티투어는 전국 75개 지자체에서 총 303개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일정 간격으로 노선버스처럼 운행하는 '순환형' 외에도 해설사와 함께 지역의 관광지를 순회하는 '테마형' 버스가 다수 운영되고 있다. 대구 관광명소 '김광석 길'에 대한 인지도와 콘텐츠를 시티투어에 접목한 '김광석 음악버스'는 60분 동안 운행되며 일반적인 시티투어 버스와 달리 중간에 관광객들이 특정 장소에 내리거나 관광해설사가 탑승하지는 않는다. 버스 내부는 DJ가 진행하는 음악감상실 형태로 꾸며졌으며, DJ가 김광석의 음악과 대구와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yes+ 레저] 김광석 음악버스 타고 대구의 봄을 마음에 담다


■정겨운 고향 풍경 '마비정벽화마을'

비슬산 자락엔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이 있다. 1900년대만 해도 마비정은 수십개 주막과 한약방이 들어서 있어 생기가 넘치던 동네였다. 하지만 19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젊은이가 점차 사라지고 현재 마을엔 35가구만 덩그러니 남았다. 소담한 마을에 여행객들이 찾아든 건 벽화가 그려진 뒤부터다.

고요하던 마을은 2012년 가을 벽화가 그려지면서 여행객이 늘어났고 마을사람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마을 입구에 할머니 여섯분이 교대로 손님을 맞이하는 작은 점방이 생겼고 인절미 떡메치기와 두부 만들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마비정(馬飛亭)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에 어느 한 장군이 마을 앞산에 올라가 건너편 산에 있는 바위를 향해 활을 쏘고는 말에게 화살보다 늦게 가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말은 온 힘을 다해 재빨리 달려갔으나 결국 화살을 따라잡지 못했다. 이에 장군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이 말을 불쌍히 여겨 마비정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추모했다고 한다.

보통 벽화마을엔 여러 작가들의 붓질로 다양한 그림이 그려지지만 마비정벽화마을은 한 작가의 손길로 전체를 물들였다. 마비정벽화마을의 벽화를 그린 이재도 화백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겨운 고향풍경을 담고 싶었다고 한다. 이 화백이 그린 벽화 20여점에는 하나하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비정 문지기'를 시작으로 담 너머 누가 오는지 빼꼼히 고개를 내민 '오누이'를 지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리목과 연리지가 함께 자란 '사랑나무'와 만난다. 소를 보고 움직이면 소가 따라오는 것 같은 착시그림 '움직이는 소'도 신기한 볼거리다.

■새 명소로 떠오른 '옥연지 송해공원'

대구 달성군 옥포면 반송리에서 발원하는 기세곡천은 비슬산에서 흘러내리는 여러 물줄기 중 하나로 본류에 기세천, 솔밭천 등 6개의 소하천이 합류하면서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물줄기는 직선에 가깝고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중류엔 기세마을과 함께 '옥연지'라는 저수지가 있다. 그래서 옥연지는 오래 전부터 '기세못'이라고도 불렸다.

달성군 기세리는 시내버스가 다니는 큰 도로에서 좁은 2차로를 타고 20여분간 더 차를 타고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산골이다. 이곳에 있는 '송해공원'이 최근 들어 대구의 새로운 명소로 뜨고 있다. 대구 도심 한가운데 있는 '김광석 길' 못지않은 인기다. 송해공원은 지난해 10월 65만7000㎡(약 20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송해공원이라는 명칭 그대로 '국민 MC' 송해의 동상을 비롯, 송해 캐릭터가 그려진 아치형 구름다리, 얼음동산, 물레방아, 송해둘레길 등이 꾸며져 있다.

송해는 스물네살 때 대구 달성공원에서 통신병으로 군복무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때 옥연지가 있는 이곳 기세리 출신의 석옥이 여사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 실향민인 송해는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수시로 옥연지를 찾아 실향의 아픔을 달래곤 했다. 그는 1983년 옥연지가 보이는 산기슭에 묏자리도 마련했다고 한다. 이런 인연으로 이곳 옥연지 일대가 '스토리텔링형 테마 관광지' 송해공원으로 꾸미게 됐다.


지난 2015년부터 조성을 시작한 송해공원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송해둘레길과 구름다리에 이어 S자 형태의 백세교와 백세정이 설치됐고 내년에는 전국노래자랑 무대와 수목군락지, 음악분수 등이 조성돼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옥연지 주변엔 폐광산을 활용한 금굴 체험장 등 소규모 테마공간도 지어진다.

yccho@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