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발 동남풍이 서울을 향해 오고 있다. 서울에 ‘홍준표 태풍’이라는 태풍 경보가 내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에 이어 ‘홍준표 태풍’을 선거 막판 서울에도 일으키겠다고 자신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홍 후보는 4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규모 유세전인 ‘제2차 서울대첩’을 열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주최측 추산 약 3000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 빨간 응원용 막대풍선을 손에 들고 흔들며 홍 후보를 향해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코엑스 앞 일대는 지지자들의 열렬한 함성과 요란한 선거로고송으로 2시간여 동안 큰 혼잡을 빚었다.
홍 후보가 도착하기 전부터 유세전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선거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거나 홍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홍 후보의 등장을 기다렸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공동상임위원장은 “서울에 태풍 경보가 내렸다는데 홍준표 태풍이다. 화끈하게 홍준표 태풍을 맞이하자”며 “보수파의 대결집이 오늘 서울대첩으로 시작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차남의 결혼식을 치른 홍 후보의 배우자인 이순삼 여사와 장남 홍정석씨가 유세장에 참석해 표심을 구애했다. 이 여사는 큰 아들과 함께 시민들을 향해 큰절을 하고, 선거로고송 ‘무조건’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제2차 서울대첩이 시작된 지 2시간째 흐른 무렵 홍 후보가 ‘추풍령고개’를 부르며 등장했다. 자켓 없이 흰 셔츠와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무대에 선 그는 성장 과정을 전하며 ‘서민대통령’ 면모를 강조했다.
홍 후보는 “부산이 발딱 디비졌다”면서 PK·TK발 동남풍이 서울로 몰아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유권자들에게 “신문·방송 믿지 말라. 저희들끼리 장난친다”며 현재 3위에 그치고 있는 여론조사 순위를 믿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지자들도 “뉴스 보지 말라. 페이스북만 열심히 사용해도 된다”고 주장하는 홍 후보에게 "알고있다. 기죽지 마라"고 호응했다.
유세 중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서 극도로 건강이 나쁘단다. 검찰 애들은 문재인 눈치를 보면서 병원도 안 데려가고 눈치만 보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검찰을 제일 먼저 손 보겠다”며 지지자들과 함께 “박근혜를 병원에 보내라”라고 외쳤다.
유세를 지켜본 이인순씨(65)는 “젊은 사람들이 좌파 사상이 매몰돼서 김정은을 칭송하고 경로사상을 부정한다. 홍 후보가 결기 있게 잘 해주실 것 같아서 힘이 나고 용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홍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유세현장을 찾은 지지자도 눈에 띄였다. 남편과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왔다는 김미정씨(47)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킬 대통령은 홍 후보뿐이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가족이 시간 내서 왔다. 두 딸에게 좋은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회복되고 있는 지지율을 보면 홍준표 태풍이 불고 있다는 말이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고 선거 결과를 낙관했다.
우연히 유세현장을 지켜보게 됐다는 한 20대 남성 시민은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놀랍다"며 "유세 현장을 보니 (홍 후보가)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역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권승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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