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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 사전투표율 호남 높고 대구 낮아 … 갈피 못잡는 보수 표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04 22:00

수정 2017.05.04 22:00

첫날 사전투표율 사상 최고.. 전남 16.76%, 대구 9.67%
마음 굳힌 유권자들 속속 투표.. 남은 부동층 표심이 관건
[선택 2017] 사전투표율 호남 높고 대구 낮아 … 갈피 못잡는 보수 표심

제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율이 4일, 첫날부터 높은 열기를 보인 가운데 지역별로는 온도차를 보였다.

전체 투표율을 집계해야 하지만 초반 높은 사전투표율로 인해 이미 마음을 정한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투표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남은 부동층을 흡수할 수 있는 외연확장성 높은 후보들의 선전이 기대된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단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호남의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지지성향이 뚜렷해 높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보수성향이 짙은 대구는 낮은 사전투표율로 대비를 이뤘다.


그만큼 보수 표심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것으로 특정 이념에 묶인 후보보다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갖춘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고민이 5.9 대선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 속에 각 정당 후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야성 강한 호남↑vs. 보수 성향 대구↓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에서 첫날 최종 투표율이 11.70%로, 지난 2014년 6월 지방선거와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첫날 투표율이 4~5%대였다는 점에서 2배 이상 급증했다.

지역별 사전투표율은 전남이 16.76%로 가장 높았고 세종이 15.87%로 뒤를 이었다. 광주(15.66%), 전북(15.06%) 등 호남 지역의 투표율이 수위에 올랐다.

대구·경북(TK) 중 대구가 9.67%로 가장 낮았으나 경북에서 12.77%를 기록하며 투표율을 메워 호남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부산·경남(PK)에선 부산이 10.48%, 경남이 12.14%로 무난한 수준의 투표율을 보였고 대전과 충북, 충남 등 충청권과 서울, 경기 등 수도권도 10~11%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같이 영호남의 사전투표율이 큰 편차를 보이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보수진영 후보들이 위축됐다고 판단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보수의 본거지 대구의 이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게 보수진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선거가 시작됐고 현재까지 어려운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그래서 대구 지역에서 이번 투표에 무관심층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와 양강구도가 깨지며 문재인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 이 두 후보 지지세가 강한 호남에선 '미리 투표하자'는 심리가 본격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연확장 후보, 마지막 기회되나

투표에 대한 관심도를 나타내는 사전투표 성격상 이날 사전투표율로 쉽사리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그러나 진영별 지지층을 확보한 후보들은 자신의 지지층을 흡수했고 사전투표 이후 대선 당일까지 마음을 못 정한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확장성 있는 후보들로선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아질 경우 진보가 유리하고 보수가 불리하다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이번 투표 성격상 이 같은 판세가 쉽게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대선에선 지역 간 대결 구도가 아닌, 세대 간 대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사전투표를 비롯한 전반적인 투표율이 오를 경우 젊은 세대의 투표율도 올라 보수진영의 표심을 잠식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으로 야기된 조기대선 특성상 젊은 세대의 표심도 다양한 후보들로 파생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지율이 공고한 문재인 후보 외에도 전통적 보수진영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홍준표 후보가 있지만, 그 외 후보들의 확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것이다.

여러 이념을 아우르려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새로운 보수를 강조하며 집단탈당 사태 이후 젊은 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TV토론 이후 높은 지지를 받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뒷심은 부동층을 공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투표는 사전투표율이 높아서 전체 투표율은 높아지겠지만 결과적으로 출구조사 결과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지지층이 투표를 하면서 결국은 외연확장성이 있는 후보가 유리해지면서 혼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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