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일상업무 '구중궁궐' 본관 집무실 대신 비서동에서 처리
비서동 명칭 MB때 '위민관'에서 '여민관'으로 변경
"국민과 함께 한다는 뜻"
비서동 명칭 MB때 '위민관'에서 '여민관'으로 변경
"국민과 함께 한다는 뜻"
문재인 대통령이 12일부터 일상적인 업무를 본관 집무실이 아닌 청와대 비서진들이 근무하는 건물로 출근해 처리하기로 했다.
또 이명박 정부 때부터 위민관(爲民館)으로 불리는 비서동의 명칭도 참여정부때의 '여민관(與民館)'으로 바꿔부르기로 했다. 국민과 함께 한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여민관은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한다는, 청와대가 함께 한다는 의미"라며 "촛불혁명으로 선거가 시작되고 선거로 인해 국민이 (대통령을) 만들어줬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여민관이라는 개념을 선호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중궁궐로 불리는 본관과 약 400여명의 수석 등 비서진들이 근무하는 여민관까지 거리는 직선거리로 500m가량 떨어져있다. 차를 타면 5분, 걸어선 10분 거리다. 때문에 역대 정부마다 대통령과 참모진들과의 물리적 거리로 인한 소통 문제가 제기돼 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부터 여민관 내 마련된 제2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게 됨에 따라 참모진과 수시 대면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민관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과 실무직원의 사무실이 있다.
대통령의 여민관 이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 대통령도 청와대 공간배치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며 여민관에 집무실을 마련해 근무하기도 했으나 공간의 협소함 등의 문제로 다시 본관 집무실로 돌아간 전례가 있다. 문 대통령의 위민관 집무실 이용은 대통령과 참모진, 청와대 내부부터 소통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땐 여민2관 구내식당에서 청와대 수송부·시설부·조리부 등에서 근무하는 기술직 직원 9명과 오찬을 했다. 전날 청와대 본관에서 신임 수석비서관 등과 점심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직원들과 식사를 하는 것이다. 메뉴는 볶음밥과 모밀국수였다. 이날 오전 대통령과의 오찬 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내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은 "30분 동안이나 '거짓말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건 그간 청와대가 직원들과 얼마나 소통하지 않았는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흘째 자택인 홍은동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이날도 출근길에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셀카'를 찍고, 자신의 저서 '운명'을 들고온 한 청년의 사인 요청에 흔쾌히 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민소통을 위해 '낮은 경호' 방식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