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적발 사례 많지만 법 미비 형사처분 어려워.. 관련 처벌 규정 마련 시급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택시요금을 부풀리고 가격.원산지를 표시하지 않는 등 불법행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행위로 경찰에 적발되는 사례가 이어지지만 관련법 미비로 형사처분이 어려워 처벌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발돼도 주로 행정처분 사안
인천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모 호텔에서 미국인 관광객 2명을 태우고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한 후 운임을 과다 청구해 1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A씨(69)를 적발했다. 실제 운임은 9만원이 나왔으나 A씨는 10만원이 나온 것처럼 속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과다 청구한 액수가 크지 않아 A씨를 형사 입건하지 않고 행정처분 통보했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모 쇼핑센터에서 의류 50여점의 가격을 표시하지 않고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판매한 B씨(32)를 적발했다. B씨는 한 벌에 2만~3만원에 판매하는 청바지 등을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채 비싼 가격에 팔았다. B씨 역시 업소에 대한 행정처분만 통보받았다.
경찰청은 올해 2차례에 걸쳐 서울과 부산, 인천 등에서 관광객 대상 불법행위 집중단속을 실시한 결과 총 993건을 적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1월 23일~2월 2일) 507건을 적발했다. 지난해 춘절 기간 적발된 414건에 비해 22.5% 증가한 것이다. 경찰은 507건 중 119건을 불구속 입건하고 나머지 388건은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 통보했다.
형사 입건은 미신고 숙박업이 80건으로 가장 많았다. 택시(콜밴) 2건, 기타 37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행정 통보는 가격.원산지 미표시가 185건이었으며 택시(콜밴) 43건, 기타 160건 등으로 나타났다.
■2차례 집중단속, 1000건 적발…"형사처벌 규정 필요"
일본의 대표적 연휴인 골든위크 기간(4월 26일~5월 7일)에는 486건을 적발했다. 미신고 숙박업 110건, 택시(콜밴) 9건, 기타 20건 등 139건을 형사 입건했다. 가격.원산지 미표시 181건, 택시(콜밴) 72건, 기타 94건 등 347건은 행정 통보했다.
경찰은 골든위크에 불법성이 큰 형사 입건 사안 단속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춘절에 비해 형사사범 검거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불편신고 비율은 쇼핑(26%)과 택시(12%)에 집중됐다.
다만 택시 불법행위에 대한 형사 입건이 적은 것은 관련 법률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이용한 무등록 택시영업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분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택시요금 과다 청구는 사기 혐의만 적용할 수 있어 형사처분이 어렵다. 가격.원산지 미표시 역시 행정처분만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가격.원산지 미표시는 아예 형사처분 대상이 아니고 택시요금도 사기 혐의만 적용할 수 있어 액수가 크지 않으면 형사처분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만연한 외국인 관광객 상대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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