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코스피 '개혁+실적+수급' 힘입어 증시 저평가 탈피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5 17:47

수정 2017.05.15 17:47

CLSA, 코스피 4000 보고서
국내 증권업계 비슷한 분석
"대세 상승 가능하지만 4000은 과한 전망" 비판도
문재인 대통령 개혁정책이 임기 내 코스피 지수 4000 돌파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프랑스계 유력 증권사인 CLSA가 한국 증시에 전대미문의 숫자인 '4000 돌파'라는 전망을 내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주도할 개혁정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여기에 튼튼한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면서 한국 증시가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는 평가다.

'4000'이라는 숫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내 증권업계도 새 정부가 주식시장의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늘어나고 있는 거래대금과 건수, 외국인들의 수급개선 등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재인 개혁정책, 코스피 끌어올리는 원동력

CLSA가 15일 내놓은 보고서의 핵심은 문재인정부가 끝나는 2020년에 코스피가 4000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낮은 배당성향과 삼성전자 이외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새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와 스튜어드십 코드의 활성화 등으로 주주들의 이익이 늘어나게 되면 주가상승 동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업계도 대체로 비슷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8일 국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 등을 담은 '자본시장 육성과 중산.서민층 재산 형성 지원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일본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에 이를 도입한 이후 1만4000 수준이던 닛케이지수가 1년 뒤에는 2만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가의 주주활동이 배당 확대 요구와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등으로 예상돼 상장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효과와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에 따라 차익매물이 이어지겠지만 지금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시작점으로 밸류에이션 상향에 따른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CLSA가 제시한 4000이란 수치에 대해서는 다소 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을 예상할 때 상단과 하단의 폭이 큰 것이 외국계 증권사의 특징이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외국계 증권사들은 지수가 상승할 때는 상단을 국내 업계가 제시하는 지점보다 훨씬 높게 제시하고, 하락 시에는 이를 크게 깎는 것이 특징"이라며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상승장을 예상하는 것은 같지만, 전망치를 과하게 높게 잡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상장사 가치 재조정 한창

국내 증권업계는 코스피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장사들의 가치평가를 재조정하고 있다. 실적개선 종목, 그간 소외받았던 종목을 중심으로 목표주가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최근 삼성생명, 한화케미칼, DGB금융, 신세계, 한미약품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종목들의 목표가를 일제히 올렸다. 대웅제약, LG생활건강, 롯데쇼핑, 삼성중공업, 현대제철 등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유보'에서 '매수'로 바꾸기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교보증권, 동부증권은 삼성생명의 목표가를 각각 14만원, 13만2000원, 12만5000원으로 높였다.
유진투자증권은 신세계 목표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6만50000원으로, 유안타증권은 DGB금융을 1만4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KB증권은 한미약품을 29만원에서 34만원으로, 토러스투자증권은 대웅제약을 10만4300원에서 14만7900원으로 올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문재인 정권의 정책 스탠스가 재정확대를 수반한 큰 정부, 구조적 변화와 개혁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증시에는 긍정적"이라며 "통계적으로 대통령 취임 직후 증시는 외국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부진했고, 글로벌 전반적으로 선거 이후 주식시장은 시차를 두고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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