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태평양 미국 자치령인 사이판과 괌 주민들을 진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목받고 있다.
부산 강서구 신평동에 위치한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강동병원(병원장 강신혁)은 최근 부산과 직항노선이 있는 괌, 사이판 등이 있는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 연방정부 보건국과 환자 송출·치료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강동병원 그동안 중국, 러시아, 몽골 환자에 이어 오는 7월부터 매년 북마리아나제도 정형외과 환자 300여명을 유치해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한국인들에게 유명 관광지로 잘 알려진 사이판과 괌이 속해있는 태평양의 미국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 주민들은 미국 시민권자들이지만 큰 병원이 없어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경우 현지 보건국의 결정으로 영어가 통용되고 비행거리가 멀지 않은 필리핀으로 환자들을 송출해 왔다
하지만 필리핀 또한 의료시설이 낙후돼 있는데다 수술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여러 차례의 조사와 검토 끝에 한국의 의료수준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이판과 직항 노선이 있는 부산의 관절, 척추, 내과 중심의 전문병원인 강동병원과 환자 송출 계약을 했다
서울이 아닌 부산의 병원과 계약을 한 것은 의료수준이 서울과 대등하며 무엇보다도 이 병원의 척추·관절 분야의 경우 서울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부터 의료관광에 눈을 돌린 강동병원은 사이판 국회의장이 척추 질환으로 고생한다는 말을 듣고 부산시의 나눔의료사업을 활용해 지난 2015년 11월 그를 초청해 최신 수술법인 양방향 척추 내시경수술(UBE)로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이런 소식은 동행한 현지 언론사 기자들의 보도로 알려지면서 지난해 강 병원장이 사이판 국회에 초청을 받아 연설하는 기회가 생기면서 이번 협약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이번 계약의 기획과 실무를 맡은 강석균 경영부원장은 "미국 정부가 해외에서 치료받는 북마리아나제도 주민에게 1인당 8만 달러(8930만원 가량)까지 치료비를 지원해 줘 연간 환자 300명이 오면 최대 268억원의 진료비가 발생한다"며 "병간호를 위해 가족이 오고 정형외과 이외에 다른 진료과목 환자까지 추가될 경우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