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김민규 교수팀, 대전 오월드에 기증… 일반 공개
조선 영조 때 궁중화가였던 김두량이 그린 그림 속의 얼룩삽살개가 300여년 만에 생명공학의 힘으로 복제돼 일반에 공개됐다.
대전 오월드는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사진)로부터 기증받은 순수 토종견인 얼룩삽살개를 24일 공개했다. 김 교수팀이 복제한 얼룩 단모(短毛)견은 매우 귀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삽살개는 대부분 장모(長毛)견이며 단모견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하고 이 중에서도 김두량의 그림에 등장하는 단모 얼룩삽살개는 통계를 내기 어려울 만큼 드문 확률로 태어난다.
한국삽살개재단은 10여년 전 수컷 얼룩삽살개가 태어나자 번식을 시도했지만 무정자증의 불임으로 증식이 불가능했다. 김 교수팀은 삽살개재단으로부터 이 삽살개의 체세포를 받아 난자 제공견의 난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난자와 수컷의 세포를 융합시킨 뒤 대리모견에 이식해 임신 과정을 거쳐 복제에 성공했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5년 세계 최초의 복제견인 '스피너' 복제에 성공했으며 그동안 마약탐지견, 맹인안내견 등 사회공익적 동물복제는 물론 모 대기업 회장의 애견 복제 등으로 이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구축해 왔다.
이번에 공개된 얼룩삽살개는 지난 2월에 태어난 수컷 2마리로, 그동안 연구팀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다 4개월령을 넘기며 환경 적응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돼 오월드에 기증키로 결정됐다. 김 교수팀은 암컷 얼룩삽살개도 복제를 시도해 앞으로는 자연스럽게 번식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오월드는 300년 만에 복제에 성공한 얼룩삽살개를 어린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어린이동물원에서 전시하고 전담 사육사를 배치했다.
대전 오월드 관계자는 "300년 만에 다시 태어난 진귀한 동물을 전시하게 돼 기쁘다"면서 "알다브라육지거북, 한국늑대 등 세계적 희귀종을 보유한 생태동물원으로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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