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EY가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국에서 근무하는 기업 임직원 17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아시아태평양 부정부패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1%는 내부고발 핫라인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아태지역 평균인 37%를 크게 웃돌고 일본(42%), 중국(40%) 등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내부고발제도를 불신하는 응답자 가운데 48%는 자신의 제보 사실이 비밀로 유지된다는 확신이 없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임직원의 부정, 비리 방지를 위한 회사의 정책에 대해서도 한국은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부정적이었다. '회사의 반부패 방지 정책이 효과적이다'라고 답한 한국 응답자는 29%로 아태지역 최하위를 기록했다. '원칙은 있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53%로 과반을 넘었다.
이동근 EY한영 윤리경영지원서비스(FIDS) 리더는 "국내 대다수 기업이 직원들의 비윤리적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고 후속조치 등이 미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의 밀레니얼 세대(25~34세)는 부정부패에 대한 생각과 실제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밀레니얼세대 응답자의 83%는 부정부패가 없는 조직에서 일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연령층보다 부정부패를 용인하는 비율도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 중 계약을 따내기 위해 관계자들에게 현금을 제공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8%로 다른 모든 나이대 평균(28%)보다 높았다. 유흥을 비롯한 접대를 정당화하는 비중은 밀레니얼 세대는 46%로 다른 나이대 평균(33%)보다 높았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