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음식배달서비스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어러머의 펀딩을 주도하면서 텐센트의 지원을 받는 메이퇀 뎬핑과 시장쟁탈전에 본격 나서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음식배달서비스앱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어러머(Ele.me)의 펀딩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과 금융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은 최소 10억 달러(1조1000억 원) 규모로 자금을 모집중이다. 어러머의 기업가치는 55억∼60억 달러(6조1000억∼6조7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어러머의 펀딩은 중국의 스타트업에 대한 펀딩으로는 올해 들어 2번째로 크다. 앞서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이 44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펀딩을 마친 바 있다.
이로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중국 음식배달 시장을 놓고 중국 양대 기업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그룹과 앤트파이낸셜은 지난해 4월 어러머에 12억5000만달러(1조4000억원)를 출자해 최대주주가 된 바 있다. 알리바바의 이번 어러머에 대한 추가 펀딩은 또 다른 IT 대기업인 텐센트 지원을 받는 메이퇀 뎬핑과의 경쟁에 맞불을 놓으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이 스마트폰과 웹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 추세가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올해 이 시장은 7조2800억 위안(1191조원) 규모로 예상되고 있다. 해당 시장의 주도권을 바짝 죄기 위해 알라바바가 과감한 펀딩에 나선 셈이다.
경쟁사인 텐센트도 어러머의 주주지만 알리바바 그룹이 거액을 출자하는 바람에 지분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텐센트의 마틴 라우 사장 역시 지난달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음식배달앱 스타트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는 건 해당 시장 확보뿐만 아니라 자사들의 핵심사업인 온라인 결제서비스의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도 깔렸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각각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핵심사업으로 성장해왔다. 음식배달서비스에 가입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각사의 온라인 결제서비스를 이용토록 가치사슬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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