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는 20세기 후반부터 인류의 고민거리였다.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에서 공론화된 데 이어 1985년 유엔과 세계기상기구(WMO)가 이산화탄소(CO2)를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회의가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처음 열렸다.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는 각국의 실천사항을 담은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교토의정서는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이 불참해 큰 효과가 없었다.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총회에서 195개국이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했다. 언론들은 이를 두고 "화석연료시대가 종언을 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협정이 교토의정서와 다른 점은 협정에 참여한 '모든 국가'가 감축 규모를 '스스로' 정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협정을 탈퇴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대선 때부터 "기후변화는 거짓말이고 파리협정은 중국이 꾸며낸 음모"라며 탈퇴를 주장했다. 여기엔 에너지 독립국이라는 트럼프의 포부가 숨어 있다. 미국 내 셰일오일.셰일가스 등 화석연료 생산을 극대화해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기업 부흥을 꾀한다는 것이다. 이런 목표에 파리협정은 걸림돌이 될 뿐이다.
하지만 세계 탄소 배출의 15%를 차지하는 미국이 빠져나가면 애써 가꿔온 파리협정이 통째로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 기후학자들은 매년 30억t의 온실가스가 추가 배출되고 금세기말 지구 온도는 0.3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37% 줄이기로 한 우리나라도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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