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문정동 부지’ 팔까 말까 … 고민에 빠진 한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04 19:20

수정 2017.06.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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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사옥 이전 결정.. 문정동 부지 용도전환 불가피
잠실직영점과 상권 겹쳐 신규매장 활용 가능성 낮아.. 세금 등은 재매각 걸림돌
한샘 방배동 사옥 전경. 지상 9층 건물로 한샘은 1988년부터 현재까지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으나, 최근 상암동 팬택빌딩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한샘 방배동 사옥 전경. 지상 9층 건물로 한샘은 1988년부터 현재까지 이 건물을 사용하고 있으나, 최근 상암동 팬택빌딩으로 이전을 확정했다.

가구업계 1위 한샘의 상암동 사옥 이전이 결정난 가운데 서울 송파구 문정동 부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당초 문정동 부지는 한샘이 신사옥 건설을 위해 구매했던 땅이다. 상암동 이전이 확정되면서 문정동 부지는 다른 방식으로의 활용이 불가피한 상태다. 하지만 매장을 짓기도 애매한데다, 부동산 임대업이나 재매각하기도 어렵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2013년 서울 송파구 문정동 305-17 일대 3811㎡ 를 401억원 취득했다.
당시 한샘이 이 부지를 취득한 것은 신사옥 건설을 위해서였다. 2012년 이후 급격한 성장을 이룬 한샘이지만 본사 사옥이 오랜된 건물인 탓에 직원 수용이 원활하지 못했다. 지난 2012년 1536명이던 본사 근무 직원은 지난해에는 2900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샘이 구상한 것이 신사옥 건설이었다.

하지만 한샘은 올해 초 문정동 사옥 건설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문정동 부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문정동에는 2017년까지 동부지법, 동부지검, 서울경찰청 기동대, 성동구치소 등을 이전하는 10만8000㎡ 규모의 '문정동 법조타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오는 2021년에는 경전철 법조타운역(가칭)도 개통된다. 이 때문에 이 지역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가격 상승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문정동 사옥 건설을 백지화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문정동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지 여부다. 우선 신규매장으로의 활용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샘은 지난 2010년 송파구 삼전동에 잠실직영점을 개관했다. 잠실점은 지난해 기준 한샘의 9개 직영매장 중 부산점 다음으로 2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중요매장이다. 이 매장과 상권이 겹치는 문정동에 또다른 매장을 낼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재매각' 가능성도 낮다. 문정동 부지를 재매각할 경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라고 오해를 살 여지가 발생하며, 이에 대한 세금 문제도 걸려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가장 유력한 방식이 건물임대업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한샘의 정관상 사업 목적에는 '주거용 건물 건설업 및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이 포함돼있다. 건물을 짓고 임대사업을 하는 것 자체는 걸림돌이 없다. 하지만 건물을 짓기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관건이다. 한샘은 상암동 사옥 매입을 위해 9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발행을 결정했다.
더욱이 한샘은 지난 수년간 중국 직영매장 및 공장 설립을 위해 850억원의 투자비용을 소모했다. 문정동 부지의 활용은 비용의 확보도 쉽지 않고, 사업의 우선 순위에서도 밀려 있는 셈이다.


한샘 관계자는 "아직까지 문정동 부지 활용에 대해 논의중이며 결정난 사항은 없다"며 "회사에게 가장 이익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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