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코미증언 정면돌파 나선 트럼프.."'스모킹건' 없다 판단한듯"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1 16:13

수정 2017.06.11 16:13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측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수사중단 외압과 충성 요구 등을 폭로한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의 의회 증언을 반박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코미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심각한 법적 위기에 빠뜨리지 않았으며 대통령 탄핵사유인 '사법방해'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도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더힐은 10일 '트럼프팀, 코미라는 구름에서 밝은 희망을 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은 코미 증언에서 나타난 긍정적인 면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코미가 지난 8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한 증언이 트럼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었지만 '파괴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미의 증언을 정면 반박하는 한편 특검 수사까지 자청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9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FBI 수사중단을 요청하고 충성을 요구했다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사실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고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를 잘 모른다. 당신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내가 지금 한 말을 그(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그대로 말할 수 있다. 100% 선서한 상태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자신감에 차있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지난해 대선기간 트럼프 캠프 참모였던 베리 베넷은 "그(코미)가 나왔지만 별 게 없었다"며 "이 얘기에 대해 화력이 다 떨어지고 있다. 그 점에서 (코미가 증언한 날은) 매우 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측근들은 또한 코미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며 총공세를 퍼부었다. 이는 코미가 지난 8일 행한 증언이 하루 앞서 공개된 서면 증언을 넘어서는 '폭탄선언'이 아니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더힐은 분석했다.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코리 루언다우스키는 10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코미를 "책을 팔려고 나선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코미가 이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1000만달러 상당의 출판 계약을 맺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런 사람이 정부 관료에서 억만장자가 되는 방법을 보면 놀랍다"면서 "국민은 왜 워싱턴 정치가 망가지는지 의아해한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캠프 공보 담당자였던 샘 넌버그는 "대통령이 지지자를 한 사람이라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 지지자를 얻었을지도 모른다"며 "내게 코미는 자신이 해임된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 워싱턴 엘리트처럼 보인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측이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대통령 탄핵사유인 '사법방해'를 입증한 결정적 증거인 '스모킹건'이 없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모니카 르윈스키의 '파란색 드레스'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백악관 녹음테이프'와 같은 스모킹건이 이번 '러시아 스캔들'에는 존재하지 않다는 전략적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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