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지주사' 현대로보틱스 단기 조정 받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3 19:00

수정 2017.06.13 22:26

주가 희석 우려에 5.22% 급락… 현대重 계열사 주가 엇갈려
현대일렉트렉.건설기계↓… 중공업4.24%.미포조선6.10%↑
현대로보틱스(267250)
현대로보틱스(267250)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으면서 단기간 주가가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1조70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희석 우려 때문이다. 이번 전환 작업으로 현대로보틱스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구심점으로 한 지배력 강화가 예상된다. 다만 일반 주주의 참여 여부에 대주주의 지분 확보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13일 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는 전거래일보다 5.22% 급락한 39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일렉트릭(-1.85%),현대건설기계(-1.41%)등도 하락 마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4.24%)과 현대미포조선(6.10%)는 급등했다.

현대로보틱스가 전날 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의 주식을 인수하기 위해 총 1조769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하면서 주식 희석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이란 풀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는 주주친화정책 기대와 예견됐던 지주사 전환 불확실성 조기 해소로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주가가 분할 기준가 대비 57%나 상승해 추가 상승여력은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로보틱스 유상증자 확정발행가액이 다음달 5~7일 평균가격을 반영해 7일에 확정되기 때문에, 이 기간까지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대주주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므로 이같은 인수 작업은 필수적이었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들 3개 업체에 대해 각각 지분 13.4%를 보유 중이었으나,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23.5~27.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정 이사장의 현대중공업 지배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로보틱스의 최대주주(정 이사장, 10.15% 보유)와 특수관계인(아산사회복지재단 등)만 현물출자에 응하고, 발행가액이 예정가액으로 확정된다고 가정하면 최대주주 등의 현대 로보틱스 지분율은 현재 13.3%에서 35.1%로, 정몽준 회장은 10.15%에서 28.4%로 늘어난다"며 "또 현대로보틱스의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에 대한 지분은 26.7%로 증가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주주 지배력 강화에는 공개매수 방식과 일반 주주의 청약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기타 주주들이 모두 현대로보틱스의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대주주 지분율이 10.91%에 그치게 된다고 분석했다. 그룹 지배력을 높이려는 대주주에게는 부정적인 결과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화를 위해서는) 현대로보틱스가 자회사 3개 회사의 종가를 공개매수가보다 크게 높여 일반 주주들의 현물출자 메리트를 없앤 뒤, 대주주만이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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