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5월 고용동향 올들어 月 실업자 100만명 청년층 체감실업률 22.9%.. 제조업 질좋은 일자리 줄어
지난달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고용의 질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7월 이후 11개월 연속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건설업 취업자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자는 5월에도 100만3000명을 기록하면서 올 들어 5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기록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 비중은 3.6%이지만 일용직을 전전하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직장을 구하는 이들까지 감안하면 실제 '백수'는 더 많을 수 있다.
■'백수 100만 시대'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5월 실업자는 100만3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00명 줄긴 했지만 10년 전인 2007년 5월과 비교하면 22만명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월별 실업자를 보면 1월 100만9000명, 2월 135만명, 3월 114만3000명, 4월 117만4000명으로 매월 100만명을 웃돌았다.
5월 경제활동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37만3000명(1.4%) 증가한 2782만8000명을 기록했다. 실업자 비중은 3.6%다. 통계에서 말하는 실업자가 '매월 15일이 포함된 1주일 동안에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해 보았으나 1시간 이상 일을 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즉시 취업이 가능한 사람'이란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백수'는 더 많을 수 있다.
실제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한 3.6%를 기록했고,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0.4%포인트 떨어진 9.3%를 기록했지만,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자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 실업률(고용보조지표 3)은 11.0%로 0.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0.9%포인트 크게 상승한 22.9%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률 9.3%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13.6%포인트나 된다. 이는 청년 '열 명 중 두 명 이상'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이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상태인 셈이다. 이러다보니 '질 나쁜 일자리'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취업자는 268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7만5000명 증가했다. 지난 3~4월 두 달 연속 40만명대 이상을 기록하던 취업자 증가 폭은 다시 30만명대로 감소했지만, 4개월 연속 30만명대 이상 늘어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질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막노동만 늘었다
전체 취업자가 증가하는 와중에도 통상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분류하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달에만 2만5000명 감소해 143만800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이후 11개월 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감소폭이 매달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 1월엔 제조업 취업자가 16만명 감소하기도 했다.
반면 건설업 취업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16만2000명 늘어난 448만9000명을 기록했다. 산업별 취업자 중 가장 많다. 건설업 취업자는 제조업 취업자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던 지난해 7월 이후 플러스(+)로 돌아서 11개월째 늘어나는 추세다.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61.3%로 관련 통계 작성시점(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를 긍정적인 시각으로만 해석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가 넘쳐나고 취업은 안되다보니 '비자발적 자영업자'도 증가하고 있다. 5월에도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5만1000명 증가했다. 10개월째 증가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만5000명 줄어든 1590만7000명이었다. 구직단념자는 8만2000명 증가한 50만2000명으로 작년 8월(8만5000명) 이후 가장 큰 폭 늘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