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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비어 사망’ 후폭풍] 文대통령 "북핵문제 제재만으로 안돼 北과 대화 필요하다 믿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0 22:17

수정 2017.06.20 22:21

美CBS 인터뷰, 북한 비이성적 체제 비판.. 웜비어 사망에 책임 물어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미국 CBS방송 '디스 모닝(This Morning)'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에 대해 "제재와 압력만으로 풀 수 없으며, 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미국 CBS방송 '디스 모닝(This Morning)'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법에 대해 "제재와 압력만으로 풀 수 없으며, 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된 버지니아대학생 오토 웜비어씨(22)가 19일(현지시간) 치료받던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진은 웜비어씨가 지난해 2월 29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울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된 버지니아대학생 오토 웜비어씨(22)가 19일(현지시간) 치료받던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진은 웜비어씨가 지난해 2월 29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울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제재와 압력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세운 것이다.

다만 그것이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핵.미사일 동결과 폐기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다.


그는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위해 경쟁해야 하고, 두번째 단계로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조차 그러한 단계별 접근 방법을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견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의 입장이 미국의 정책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실패 정책을 비판한 것 같은데, 그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온 지 엿새 만에 미국인 오토 웜비어씨가 사망한 데 대해선 북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일은 웜비어씨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동안 발생했고 그에게 많은 불공정하고 잔인한 처우가 있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면서 "웜비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웜비어씨의 유족에게 조전(弔電)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웜비어씨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북한이 비이성적인 체제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북핵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꼬집으며 "그런 나라와 협력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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