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BS 인터뷰, 북한 비이성적 체제 비판.. 웜비어 사망에 책임 물어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제재와 압력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세운 것이다.
다만 그것이 조건 없는 대화 재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핵.미사일 동결과 폐기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이 (북한과의) 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다.
그는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을 위해 경쟁해야 하고, 두번째 단계로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면서 "미국에서조차 그러한 단계별 접근 방법을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견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의 입장이 미국의 정책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실패 정책을 비판한 것 같은데, 그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온 지 엿새 만에 미국인 오토 웜비어씨가 사망한 데 대해선 북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일은 웜비어씨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동안 발생했고 그에게 많은 불공정하고 잔인한 처우가 있었다는 추측을 할 수 있다"면서 "웜비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웜비어씨의 유족에게 조전(弔電)을 보내 위로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웜비어씨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것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북한이 비이성적인 체제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고 북핵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꼬집으며 "그런 나라와 협력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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