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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역대 가장 이른 한·미정상회담 강고한 동맹 확인 최우선 목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6 17:53

수정 2017.06.26 17:53

이달 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6월 29~30일)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51일 만에 열리는 것으로 역대 정부를 통틀어서도 출범 후 가장 일찍 열리는 회담인 만큼 역대 정부의 한.미 정상회담의 성패 요인을 복습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3년 5월 7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당시 박근혜 대통령 간 첫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국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와 동의였으며, 철저한 한.미 대북공조에 초점을 맞췄다. 엿새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백악관 정상회담에 앞서 오벌 오피스 근처 로즈가든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역도 없이 단둘이 10분간 산책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당시 한.미는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을 포괄적 전략동맹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한.미 동맹 60주년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또 52명에 달하는 경제사절단과 함께 북한발(發) 한반도 안보위기에 따른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경제외교'를 펼쳤으며, 방미기간 공식 행사에 3차례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정상회담 자체는 비교적 성공적이었으나 박 전 대통령을 수행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서 큰 오점을 남긴 정상회담 일정으로 기록됐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은 임기 개시 54일 만인 2008년 4월 19일 미국 대통령의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후 곧바로 일본에 들러 한.일 정상회담을 가져 냉랭한 대중국 외교의 시작점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직접 골프카트를 운전하며 부시 전 대통령과의 유대를 과시했으며, '21세기 전략동맹'에 합의함으로써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79일 만인 2003년 5월 15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났다. 노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더불어 한·미 동맹 50주년을 맞아 '완전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2003년 3월 이라크를 공격한 미국은 취임 한 달도 안 된 노 전 대통령에게 지지를 요청하며 파병을 요청했고, 노 전 대통령은 국내의 파병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미 정상회담 전 이라크 파병을 결정해 정상회담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 제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미국 조야에 일던 북폭 주장을 제어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는 방향으로 물꼬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아울러 주한 미2사단의 한강 이남 재배치 계획을 유보해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미칠 불안감을 덜어내는 한편 활발한 세일즈 외교도 펼쳤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번 회담에서도 양국 모두 한.미 동맹의 강고함을 재확인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전망이다.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전략의 초석일 뿐 아니라 미국에 있어서도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가야 할 핵심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not just good ally but great ally)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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