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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정 KB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장 "자본시장·IB업무 수익 비중 더 키울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29 17:18

수정 2017.06.29 17:18

주식.채권 운용 통해 얻는 수익이 예대마진 수익 뛰어넘을 날 기대
[인터뷰] 하정 KB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장 "자본시장·IB업무 수익 비중 더 키울 것"

지난해 연말 49세의 젊은 임원이 KB국민은행 내부에서 탄생했다. 원래는 1965년생부터 임원으로 승진됐어야 하지만 성과평가로 1967년생(49세) 임원이 나온 것이다. 그만큼 49세 임원에 대한 성과평가가 남달랐다는 의미다. 파격 인사의 주인공은 하정 KB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장(사진)이다. 수익증권 및 주식 운용과 파생시장 거래 등 모든 자금시장 거래를 총망라한 직책이다.


국민은행이 지난달 말 4억달러 규모의 포모사본드를 발행한 것도 하 본부장의 작품이다. 포모사본드는 대만 시장에서 발행하는 해외채권으로,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발행하면 된다.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으로 발행형태가 유로본드였다. 당초 모집 목표는 3억달러였으나 수요가 10억달러나 몰리면서 목표액을 4억달러로 늘린 것이다. 국민은행은 포모사본드 발행을 추진하면서 하반기 외화채권 발행 부담을 덜었다. 커버드본드도 포모사본드의 금리 이하로 발행하지 못하면 올해 발행계획을 철회키로 했다. 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전언이기도 했다. 그만큼 국민은행의 자본시장본부가 능력을 발휘해보라는 얘기이기도 했다.

이처럼 기대감을 한껏 받고 있는 하 본부장은 뼛속까지 국민은행 사람이다. 1994년 국민은행 저축부(현재 영업기획)로 시작했지만 2002년 파생상품 거래를 맡게 되면서 자본시장의 매력에 빠져든 은행원이었다.

"은행 거래는 예금을 받아 대출을 추진하는 예대거래가 끝이잖아요. 하지만 자본시장은 할 수 있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채권 및 주식 운용과 발행, 기업 간의 자금거래를 도와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고, 파생상품을 통해 리스크 헤지도 가능하죠. 이 같은 자본시장 매력에 푹 빠지다 보니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는 2002년 맥쿼리와의 협업을 통해 자본시장을 배우기 시작했다. 맥쿼리는 투자은행(IB) 부문으로 신한은행과 조인트벤처를, 국민은행과는 파생상품 및 자금시장에 대한 조인트벤처를 만들기도 했다. 신한은행 출신들이 맥쿼리를 통해 인프라 전문가로 거듭났듯이 하 본부장도 자본시장 쪽에서 알아주는 베테랑이다. 하 본부장도 다른 금융회사에서 자본시장 업무를 더 할 수 있었지만 국민은행에 남아 후배 양성에 힘쓰기로 했다.

"은행 업무가 역동적이지 않아서 증권사로 옮기는 친구들도 많은데 은행 내 자본시장 업무도 충분히 역동적이죠. 물론 은행 내부적인 비중을 감안하면 자본시장 업무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앞으로 투자은행 업무 비중이 높아지듯이 자본시장 업무 비중도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예대마진만으로 수익을 내기는 힘드니까요."

은행들도 최근 자본시장과 IB업무를 늘리는 추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여전히 저금리인 만큼 자본시장과 IB업무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하 본부장은 일본의 은행처럼 예대율을 70% 가까이 떨어뜨릴 정도로 자본시장과 IB업무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일본 은행들은 해외주식과 채권 투자에 대한 비중이 전체 20% 정도 된다.

"일본 은행들처럼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그들의 예대율 70%가 주는 의미는 남다르죠. 그만큼 다른 자산 비중을 늘려서 예대마진으로 쏠린 수익구조와 체질을 바꿔나갔다는 겁니다. 우리도 이제 시작인 만큼 국내 회사채 투자 등 여러가지를 시도해야 합니다.
자본시장을 통한 해외진출 방안도 강구해봐야죠."

하 본부장의 향후 계획은 자본시장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늘려가는 것이다. 지금은 미미할 수 있지만 향후 일본 은행들처럼 주식과 채권 운용을 통해 얻는 수익이 예대마진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날을 꿈꾸는 것이다.
그는 "국민은행을 자본시장의 리더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끝맺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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