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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양 정상, 푸른색 넥타이 ‘이심전심’.. 현안 해결 ‘청신호’?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30 17:48

수정 2017.06.30 17:48

文대통령 방미 상견례.. 백악관서 만찬 겸 첫 만남
짖궂기 유명한 트럼프 악수.. 트뤼도 스타일로 차분 대응
트럼프, 사적 공간 소개하며 트리티룸.링컨룸 촬영 권유
우호적 분위기 감돌아.. 만찬 메뉴는 ‘화합의 비빔밥’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상견례 및 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상견례 및 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워싱턴DC(미국)=조은효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29일 오후(현지시간) 약속이라도 한 듯 '자유민주주의'를 상징하는 푸른색 넥타이를 나란히 매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백악관에서 만찬을 겸해 첫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반갑게 악수한 뒤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을 매우 존경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굉장히 멋진 선거"라고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당선될 것으로 예상했다"고도 했다. 만찬은 당초 종료시간인 오후 7시30분을 넘겨 오후 7시50분께 마무리됐다. 상견례와 환영리셉션 등을 포함하면 두 정상이 마주한 시간은 125분간이다.

■文, 트럼프 악수 '트뤼도 스타일'로 대응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백악관 현관 앞에서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기다리던 트럼프 대통령과 곧장 악수했다.
악수는 4초가량 이어졌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에게 보였던 특유의 짓궂은 '악수'는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을 마주 잡는 동시에 먼저 왼손을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1초 정도 가볍게 올렸다가 내렸고, 이에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가볍게 쥐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의 대처법은 가장 재치있게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대응했다는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스타일과 유사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하다가 다른 손으로 오른팔을 살짝 잡았으나, 트뤼도 총리 역시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뚝을 꽉 잡는 것으로 대응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팔꿈치를 가볍게 쥠으로써 '대등한 동맹관계'를 지향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어떻게 대비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마도 두 정상 간에 아주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하면서 아베 총리를 끌어당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악수를 푼 뒤 아픔을 참으려 애쓰는 듯한 표정과 함께 당황스러운 웃음을 짓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이례적으로 사적공간 공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두 정상이 굳건한 동맹을 상징하듯 똑같이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했다는 점이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별도로 약속한 건 없었다"면서 "이심전심,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내 사적인 공간을 한번 둘러보시지 않겠느냐. 외부인에게는 잘 공개하지 않는 곳이다"라면서 트리티룸과 링컨룸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룸에서 문 대통령에게 링컨 대통령의 책상에 앉아 사진을 찍어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윤 수석은 "대화의 분위기는 처음엔 다소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면서 양국 정상이 시종 솔직하고 진지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 메뉴는 단호박 맑은 수프와 제철 채소로 만든 프랑스식 찜요리, 생선요리 그리고 화합과 협력을 상징하는 황금쌀로 된 비빔밥, 와인으로는 캘리포니아 소노마산 백포도주 2015와 같은 캘리포니아산 하트포드 코트 파 코스트 피노누아 적포도주 2013였다.


양 정상 부부 외에 한국 측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으며 미국 측에선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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