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른바 '욜로족'의 증가로 남성 수제화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4일 금강제화에 따르면 최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3만9000켤레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리티지가 매년 7월 마다 실시하는 ‘헤리티지 세븐데이’ 행사 기간의 판매량과 하반기 판매량까지 합치면 올해가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매년 이맘때마다 실시하는 금강제화의 ‘헤리티지 세븐데이’는 일년에 단 한 번, 일주일 동안만 최고급 수제화를 2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행사다.
실제로 패션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여러 SNS에서 개인이 수집한 수제화를 모아 찍은 사진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같은 고급 수제화의 판매 증가는 획일화된 구두 트렌드와 디자인에 피로도를 느낀 20~30대 젊은 남성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타인의 주목도가 높은 고급 수제화를 찾고,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모으기까지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금강제화 측은 분석했다. 또한 올해 초 헤리티지가 처음으로 스니커즈 라인까지 선보인 것도 전체 판매 증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시즌 판매량이 가장 높은 수제화는 로퍼, 윙팁, 스트레이트 팁, 플레인 토 순이다. 로퍼의 경우 끈 없이 신을 수 있는 장점, 그리고 짧은 반바지나 슬랙스 등 어떤 옷에도 두루 잘 어울려 수제화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첫 번째 아이템으로도 많이 추천된다. 지난 6월 한 달간 전국 금강제화 헤리티지 라운지에서 판매된 로퍼만 무려 2500켤레다. 한 족 당 49만 9000원임에도 불구하고 ‘헤리티지 세븐데이’ 행사 전 높은 판매량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예전에는 결혼 전 예물 등과 같이 특별한 날을 위해서만 수제화를 찾는 소비자가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스스로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작은 사치 트렌드에 맞춰 수제화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매를 통해 느끼는 만족감이 큰 상품에는 아낌없이 돈을 지출하는 반면 큰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종류의 물건은 가성비 위주로 구매하는 ‘가치 소비’ 문화가 확산된 것도 고급 수제화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원인 중 하나로 본다”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