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호남 출신 법무장관-검찰총장… 靑, 탕평 대신 檢개혁 선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4 18:00

수정 2017.07.04 22:04

검찰제도 정립 TF 팀장으로 제도개혁 新모델 수행 경험
검찰 선후배들간 신망 높아 檢개혁 내부반발 추스를 듯
검찰 신뢰회복 행보 최우선.. 대기업 불공정거래 칼 댈듯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프로필
盧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수사팀 활약
문재인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4일 청문회 준비 사무실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의 첫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문무일 부산고검장이 4일 청문회 준비 사무실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정부 첫 검찰총장으로 광주 출신의 문무일 부산고검장(56·사법연수원 18기)이 지명됐다. 검찰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으로 박상기 후보자(전남 무안)가 내정된 상황에서 같은 호남 출신이 검찰개혁의 또 다른 키를 쥔 총장 자리에 앉게 된 것이다.

이런 인사방향은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균형과 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으나 검찰개혁 전담반(TF)을 이끌었던 문 검찰총장 후보자를 통해 검찰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청와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을 무난히 통과해 총장으로 취임하면 67년 만에 비법조인 출신 법무부 장관이 예상되는 박상기 후보자와 함께 새 정부의 검찰개혁 과제를 이행하게 된다.

■검찰제도 정립 TF 팀장 맡아…개혁 적임자 판단

이날 소병철 농협대 석좌교수(59·사법연수원 15기)와 오세인 광주고검장(52·18기), 조희진 의정부지검장(55·19기)을 제치고 검찰총장 최종 후보에 낙점된 문 후보자는 대검 중수1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친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 검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돈인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했고, 2015년에는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김수남 총장 시절 만들어진 4대 검찰개혁 TF 중 '바르고 효율적인 검찰제도 정립 TF' 팀장을 맡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7월 △청렴문화 확산 △바람직한 조직문화 조성 △검사실 업무 합리화 △바르고 효율적인 검찰제도 정립 등 4개 태스크포스로 검찰개혁추진단을 만들어 청렴 강화 및 법조비리 근절 방안을 연구해왔다. 문 후보자는 TF를 통해 현재 행사되고 있는 검찰권의 적정성과 선진 형사사법제도, 현재 사회 각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검찰 관련 제도개혁에 관련해 효율적인 형사사법 모델 제시를 목표로 과제를 수행한 전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청와대가 문 후보자의 이런 역량을 높이 평가,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문제 등 검찰개혁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인 한 변호사는 "문 후보자는 평검사 때부터 내부에서 수사력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았다"며 "워낙 검찰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을 많이 받고 수사력이 뛰어나 검찰개혁을 잘할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검찰개혁 과정에서 우려되는 조직의 내부 반발을 추스르고 다독일 수 있는 '맏형' 역할을 잘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대기업 갑질, 전방위 수사 확대 가능성

검찰 안팎에서는 문 후보자가 범죄 첩보와 비위를 직접 포착해 인지 수사하는 특별수사 경험이 풍부한 만큼 '국정농단' 사건 중 미흡하다고 지적받았던 사건에 추가 수사 지시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선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의 재수사가 거론된다. 이 사건은 문 대통령도 민정수석실에 사건을 자체 재조사하라고 지시한 바 있어 관련 사건이 검찰로 넘어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과 연루돼 수사받았으나 처벌을 피해간 기업들을 다시 살펴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서는 특수통답게 '일감 몰아주기'로 대변되는 대기업 불공정거래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사정작업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정부패와 적폐에 맞서는 검찰 본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잃어버린 검찰 신뢰를 되찾기 위한 행보를 본격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대검찰청은 이른 시일 내 서울고검 청사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해 총장 청문회에 대비할 계획이다.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르면 이달 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제출하는 인사청문회 동의안이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면 최대 30일(추가 10일 포함) 이내에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기간 내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없이 검찰총장을 임명할 수 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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