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당구의 신)
29개팀 치열한 경쟁 … 한화.하나생명 등 8강 진출
김주현 사장 "전국대회 추진… 건전한 레저문화 앞장"
29개팀 치열한 경쟁 … 한화.하나생명 등 8강 진출
김주현 사장 "전국대회 추진… 건전한 레저문화 앞장"
건전한 레저문화의 하나로 인정받으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은 당구가 '금융중심지' 서울 여의도에 상륙했다.
4일 서울시와 파이낸셜뉴스가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공동 주최한 '제3회 금융.증권인 당구대회'는 참가팀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새로운 '성공' 이정표를 쓰고 있다. 올해도 은행.보험사.증권사.카드사.자산운용사 등이 대거 참가, 각자 회사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참가팀은 행사 첫해(2015년) 22개에서 지난해 25개로, 올해는 29개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한화생명과 KB국민은행은 각각 2개팀이 출전해 눈길을 끌었다.
■규모 확대…전국대회 추진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은 축사를 통해 "전국 당구장 수는 2만4000여개, 당구 인구는 1200만에 달한다"며 "과거 어둡던 이미지와 청소년이나 아저씨들의 놀이터에서 벗어나 남녀노소 모두가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으로도 금융.증권인 당구대회를 통해 건전한 레저문화 프리미엄 스포츠로 당구의 격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전 국민의 놀이이자 스포츠로 사랑받는 당구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1회 대회 때만 해도 '금융.증권인 당구대회를 왜 만들었을까' 했는데 알고 보면 당구가 정교한 기술과 함께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경기여서 금융.증권인들의 업무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회고했다. 류 부시장은 "선수단 규모와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향후 전국대회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아는데 당구가 사회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에 큰 발전을 기대하며,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힘을 합치겠다"고 강조했다.
■15점 단판…짜릿한 승부
경기는 스카치 방식으로 진행됐다. 통상 정식 경기가 아닌 '클럽당구'에서는 복식경기를 펼칠 경우 한 팀의 특정 선수가 득점을 하면 연이어 플레이를 한다. 그러나 스카치 방식은 득점을 하면 같은 팀의 다른 선수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대한당구연맹 관계자는 "본인이 득점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원이 다음 득점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공을 배치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팀워크가 무엇보다 필요한 경기"라고 설명했다.
경기는 단판승부로 펼쳐졌다. 먼저 15점을 내거나 40분 안에 많은 점수를 얻는 팀이 승리하도록 했다. 대회 첫 번째 순서로 실시된 대진 추첨에서는 신한카드와 우리은행, 하나은행이 부전승의 행운을 거머쥐면서 16강으로 직행했다. 나머지 26개 팀은 한 게임을 더 치르게 됐다. 29강전에 진출한 팀이 우승하기까지 필요한 승수는 5승이다.
■동호회 수준 넘는 실력 자랑
첫날은 교보증권과 신한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9강전 13경기, 16강전 8경기 등 모두 21경기에서 승자가 가려졌다. 경기는 시종 진지한 분위기 속에 벌어졌다. 당구대회 공식심판이 경기를 진행하고, 스코어보드에는 점수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초반에는 긴장한 탓에 더러 실수가 나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은 프로경기 뺨치는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고난도 샷이 연출되면 관중석에서는 절로 박수가 터져나왔고, 살짝 빗겨가는 샷이 나올 때는 '아~'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대한당구연맹 관계자는 "선수 대부분이 이런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없다보니 긴장을 했는지 전반적으로 실수가 많았다"면서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안정을 찾았고, 일부 선수들은 동호회 수준을 넘어 프로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화생명A.B팀 모두 8강 진출
한화생명은 A.B팀이 모두 8강전에 진출했다. 한화생명A는 9대 9로 팽팽하게 맞서다 마지막 샷에 행운이 깃들면서 10대 9로 간신히 승리했다. 또 한화생명B는 줄곧 하나은행에 밀리다 22이닝에서 6점을 쓸어담으며 KB증권에 14대 10으로 이겼다.
NH농협은행은 16강전에서 신한카드를 압도하며 29이닝 만에 15대 2의 대승을 거뒀다. 또 교보증권은 접전 끝에 하나은행에 11대 8로 이기면서 처녀 출전에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은행.카드.생명.금융투자 등 4개 계열사가 출전한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생명과 하나금융투자가 8강에 진출, 반타작을 했다. 이날의 백미는 NH투자증권과 KB국민은행A의 16강 마지막 경기였다. KB국민은행A가 7이닝에서 이날 경기 전체의 하이런(High Run.연속 득점)인 7점을 기록하는 등 9대 0까지 앞서 나갔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끈질긴 추격 끝에 22이닝에서 13대 12로 역전했고, 24이닝에서 2점을 추가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5일 열리는 8강전부터는 당구 전문 스포츠채널 빌리어즈TV를 통해 녹화중계된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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