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못생겨서… 2억 넘게 들여 새 황소동상 만드는 거래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07 17:48

수정 2017.07.07 17:48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 위치한 황소동상(왼쪽)과 지난 2014년까지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 설치돼 있던 황소동상. 이들 황소동상은 같은 작가가 만든 '형제'다.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 위치한 황소동상(왼쪽)과 지난 2014년까지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 설치돼 있던 황소동상. 이들 황소동상은 같은 작가가 만든 '형제'다.

한국거래소 본사가 멀쩡한 황소동상을 폐기하고, 수억원을 들여 새 동상을 만들기로 했다. 기존 황소동상이 못생겼다는 이유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부산 문현금융로에 본사에 황소상 조형물을 설치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승인하고 입찰에 들어갔다. 설치비용은 2억6400만원이다.

한국거래소는 10년 넘게 사용하던 황소동상을 올해 초까지 보유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폐기한 상태다.
이 황소동상은 지난 2005년 통합거래소 출범을 기념해 한국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가 선물한 것으로, 한국증시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거래소 본사가 2014년 지금의 문현금융단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하면서 창고에 보관돼왔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다른 기관들의 반대가 표면적인 이유다.

부산 지역에서는 그간 황소동상에 대해 '못생겼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황소의 콧구멍이 돼지 콧구멍을 닮아 황소가 아니라 돼지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최경수 거래소 이시장은 "황소동상을 새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존 황소동상은 몇 차례 이사를 다니면서 손상됐고, 본사가 있는 63층 규모의 건물에 설치하기에는 작다는 평가도 있다"며 "황소의 외형에 대해서도 지역 내에서 부정적인 말들이 많아 새로 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폐기 처분된 황소는 서울 여의도 금투협 앞에 있는 황소동상과 형제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생김새도 비슷하다. 다만, 금투협 앞의 황소동상은 외모 논란을 겪은 적이 없다.

거래소가 새로 제작하는 황소동상은 BIFC 뒤편 정원에 설치될 예정이다.

기존 황소는 2000만원짜리로 알려졌으나 이보다 10배 넘게 비싼 가격으로 만들어진다. 덩치도 훨씬 커질 전망이다.


한편 황소는 증시의 상승장을 상징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해 세계 여러 거래소에는 대부분 비슷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1층 로비에도 황소동상이 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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