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저점매수 기회 삼아야"
상반기 상승장서 비교적 소외됐던 현대차 등 자동차업종 주목할 만
상반기 상승장서 비교적 소외됐던 현대차 등 자동차업종 주목할 만
"개인투자자에게는 대형주를 대상으로 한 저점 매수가 수익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올해 3.4분기 중 코스피지수가 150~200포인트 떨어지는 조정국면이 올 것으로 보는데 이때가 좋은 투자시점입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9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형성돼 있다고 보고, 조정기에 맞춘 투자전략을 세우라는 조언이다.
■'과거 집착'에서 벗어나야
이 센터장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정보기술(IT)주에 편중해 매수하는 현상이 '과거 경험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신화'를 삼성전기, 삼성SDI 등 상대적 저가 IT주에서 실현하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식형 펀드에 대해 집중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과거 경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7년간 이어진 박스피(박스권+코스피)로 인해 박스 상단에서 환매를 하는 투자 형태가 이어져왔고, 이번에도 개인과 기관이 마찬가지로 인식하고 환매를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이 센터장은 "6~7년간 같은 패턴이 이어질 경우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운용사도 과거에 묶여 수익률 폭을 좁히는 등 상품을 수동적으로 많이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펀드 환매 열풍 뒤에는 수동적인 상품이 주가 상승폭만큼 수익률을 내지 못하자 개인이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는 요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이어 "여태까지 주가가 움직일 때 과거 형태를 되풀이한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다른 업종이나 기존과 다른 움직임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투자를 위한 '일정한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이 센터장은 개인투자자가 이 같은 상상력을 발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사들도 미래를 정확히 예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개인이 가장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은 '대형주 저점 매수'라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우리가 아주 잘 아는 기업들은 부도가 절대 안 난다고 보고, 주가가 낮으면 오히려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것이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상상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 최대 200포인트 조정온다
이 센터장은 적절한 투자시기로 3.4분기 조정 시점을 꼽았다. 실적이 최대치에 올라왔다는 경계감이 있는 데다 7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기록을 세운 마당에 조정기가 짧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조정폭은 최대 200포인트 가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포인트라고 말하면 커 보이지만 지금보다 6% 정도 하락한 수준"이라며 "하반기에 삼성전자를 위시한 코스피 전체 실적이 더 반등할 수는 있으나 '이미 정점에 오른 엔진으로 인한 가속도' 정도로 인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분기의 실적이 더 커져도, 최고치라는 명목에 주목하기보다는 '성장률 둔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4분기 15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2.4분기 잠정 영업이익(14조원)과 비교하면 성장률이 10% 안팎에 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센터장은 하반기 '대형주 저점 매수' 종목으로 자동차 업종을 주목했다. 그는 "현대차가 최근 주식 활황세에서 비교적 소외돼 있었지만 이제 본격적인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본다"며 "(현대차 같은) 대형주는 여러 부분 조정해가면서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또 펀드 중에서는 우량성장주 등의 주식편입 비율이 높은 성장형 펀드를 추천했다. 연말께는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주가 성장률을 추종하는 전통적 종목에 주목하라는 주문이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