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공연장과 전시장은 만화 열풍이 한창이다. '토이스토리'와 '니모를 찾아서' 등 디즈니와 나란히 애니메이션으로 일가를 이루고 있는 미국 애니매이션 스튜디오 픽사(Pixar)와 '명탐정 코난', '너의 이름은 ' 등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전시로 한국 관람객들을 찾아왔다. 뮤지컬에서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웹툰들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시로 변한 美·日 애니메이션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1986년에 설립돼 '몬스터 주식회사', '월·E', '인사이드 아웃' 등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3D 애니메이션의 제작사 픽사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이 다음달 8일까지 열린다.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존 라세터 감독이 픽사 설립 초창기에 만들었던 룩소(Luxo) 스케치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전시 전경
'픽사 애니메이션 30주년 특별전' 월.E 컬러스크립트
이번 전시에서는 픽사의 초창기부터 최근까지 제작되어 온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캐릭터', '스토리', '월드' 등의 섹션으로 나눠 구성했다.
각각의 섹션에서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완성되기까지 픽사의 아티스트들이 손수 그린 드로잉·페인팅 작품 및 3D 캐릭터 모형 등 총 4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또 픽사의 대표 존 라세터 감독의 픽사 설립 초창기에 만들었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 및 픽사의 콘셉트 작업부터 최종 결과물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는 미디어 설치 작품인 '아트 스케이프(artscape)'도 볼만하다. 주마등처럼 빙글빙글 돌며 그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설치물 '조이트로프(zoetrope)'도 흥미롭다.
'명탐정 코난 테마전' 입구에 전시된 만화책 표지
'명탐정 코난 테마전' 전시장 입구에 늘어선 관객들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는 '명탐전 코난 테마전'이 9월 3일까지 진행된다. 1994년 일본 소학관의 '주간 소년 점프'에 연재를 시작한 이래 TV와 극장판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추리 만화 '명탐정 코난'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주인공 코난과 캐릭터들의 명장면을 전시한 '코난 더 히스토리'관을 비롯해 만화 속에 등장하는 탐정 사무실을 실제 스케일로 구현한 '사건발생! 유명한탐정사무소', 사건을 추리할 수 있는 '파일, X재현트릭'존과 원화 전시 공간 '코난 더 메모리' 등으로 구성돼 만화를 좋아하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서울 서초동 모나코 스페이스에서는 '빛의 작가'라고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탄생 과정을 전시한 '너의 이름은. 展'이 10월 15일까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서도 개봉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일본영화 중 전세계 흥행순위 1위를 기록한 작품으로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뀌면서 겪게 되는 기적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전시에는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온 콘티와 스케치, 컬러 도감 등 300여 점의 원화와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영상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에서 나온 배경을 조형물로 제작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뮤지컬로 변한 웹툰
뮤지컬에서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김풍, 심윤수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찌질의 역사'는 지난달 개막한 이래 호평을 받으며 순항중이다. 2013년에 연재돼 평점 9.9를 기록하는 등 인기몰이를 했던 웹툰 '찌질의 역사'는 1990년대를 배경으로 20대에 접어든 청춘들의 찌찔한 연애담을 그린 작품이다. 올해 신작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찌질의 역사'는 웹툰 시즌 1,2의 내용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구성했다. 발암캐릭터 '서민기'와 그의 친구들의 연애 흑역사를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관객들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내는 코믹한 작품으로 90년대 가요계 풍미했던 김형석, 김창환, 윤일상의 명곡들이 극 곳곳에 녹아 들어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공연은 8월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진행된다.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도 초연 2년 만에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22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만화가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이 뮤지컬은 지난 2015년 초연 당시에도 화려한 무대와 영상, 스토리 등으로 유료관객 90%를 기록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올해 말엔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될 예정이다.
한국의 전통 저승관을 소재로 망자가 된 소시민 김자홍이 저승의 국선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49일간 7개의 저승 관문을 통과하는 과정과 저승차사 강림이 억울하게 죽은 원귀를 찾아 나서는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이 뮤지컬은 '착하게 살면 죽어서라도 복을 받는다'는 핵심 메시지를 더욱 선명히 보여주고자 재연을 앞두고 드라마가 더욱 강화됐다. 초연 때보다 지장보살과 염라대왕의 대결구도를 강화해 '구원과 단죄'라는 테마를 강조했다.
북한 남파특수공작 3인방이 조국통일이라는 원대한 사명을 안고 달동네로 잠입해 각각 동네 바보, 가수지망생, 고등학생으로 위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1000만 독자의 인기를 얻었던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오늘부터 10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뮤지컬로 관객들과 만난다.
이미 지난 2013년 영화로 제작돼 700만 관객을 모았던 이 작품은 지난해 뮤지컬로 초연돼 스피드한 전개와 각색 그리고 귀에 맴도는 음악을 강점으로 '원작에 뒤처지지 않는 뮤지컬'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동명영화에서 김수현이 맡았던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 역에는 배우 이용규와 윤은채가, 리해랑 역에는 심건우가 캐스팅됐다.
제작사 주다컬쳐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초연보다 더욱 짜임새 있는 구성과 싱크로율을 높인 캐스팅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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