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박성현이 드디어… LPGA 첫 승이 US오픈 우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7 20:04

수정 2017.07.17 22:20

US여자오픈 11언더파 최종 우승, 4라운드 단독 4위서 짜릿한 역전.. 98년 박세리 이후 韓 9번째 우승
유소연 공동3위로 랭킹 1위 지켜.. 허미정도 공동3위 이정은 5위 등 톱10 중 한국선수 무려 8명 포진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GC에서 끝난 제72회 US여자오픈에서 3타차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박성현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올 시즌 LPGA투어 루키인 박성현은 미국 진출 이후 첫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AP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GC에서 끝난 제72회 US여자오픈에서 3타차 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박성현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올 시즌 LPGA투어 루키인 박성현은 미국 진출 이후 첫승을 메이저대회로 장식했다. AP연합뉴스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미국 진출 이후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했다.

박성현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GC(파72.6732야드)에서 열린 제72회 US여자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50년만의 아마추어 우승이 기대됐던 국가대표 최혜진(18.학산여고)의 돌풍을 2위(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잠재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리안 시스터스' 시즌 9승째다. 우승 상금은 90만달러(약 10억2000만원).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서 우승한 것은 지난 1998년 박세리 이후 여덟번째, 트로피 수로는 아홉번째다.
2011년 유소연(27.메디힐) 이후 대회 두번째 출전만에 거둔 쾌거다. 박성현은 첫 출전이었던 작년 대회 마지막날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이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아쉽게 3위에 그쳤다. 그때까지 선두와 1타차여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박성현은 지난해에 KLPGA투어를 평정한 뒤 올해부터 LPGA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3타차 단독 4위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박성현은 전반에만 2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에 합류한 박성현은 15번홀(파5)에서 5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타차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기세가 오른 박성현은 가장 어렵다는 17번홀(파4)에서 추격자들에게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두번째 샷을 핀 2m 지점에 떨궈 버디로 연결하면서 2위 그룹을 2타차로 따돌렸다.

우승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은 박성현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위기를 맞았다. 세번째 샷이 홀을 훌쩍 넘어간 것. 그러면서 지난해의 악몽이 되살아났다. 핀까지 15m가량의 거리였지만 그린 초입까지는 오르막 경사였다가 그 뒤로는 내리막이어서 어프로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막힌 범프앤런샷으로 네번째 샷을 홀에 가깝게 붙여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챔피언조에서 2타차로 추격하던 펑산산(중국)이 비슷한 상황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한 것을 감안한다면 박성현의 마지막홀 플레이는 그야말로 수퍼 세이브였다.

박성현은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도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다.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였는데 우승하게 돼 기쁘다"며 "1, 2라운드에서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잘 될거라는 믿음을 갖고 플레이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캐디의 도움이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마지막홀 위기 상황에 대해 "캐디가 평상시 연습하듯 하라고 말했다. 그리고 캐디의 말대로 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1967년 캐서린 라코스테(프랑스) 이후 50년만의 아마추어 우승에 도전했던 최혜진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2년 연속 베스트 아마를 차지했지만 아쉬움은 컸다. 15번홀(파5)에서 2.5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공동선두로 합류했을 때만 해도 대기록 수립 가능성은 높아 보였다. 하지만 16번홀(파3)에서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됐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해저드로 들어가 더블보기를 범한 것.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이미 대세는 기운 상태였다. 16번홀만 아니었더라면 리디아 고(20.PXG)가 보유하고 있던 메이저대회 최연소 신기록(18년 4개월)과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을 동시에 갈아 치울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사흘 내내 단독선두에 자리하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기대됐던 펑산산은 동반자인 최혜진에게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플레이 끝에 3타를 잃고 공동 5위(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마지막홀 트리플 보기가 뼈아팠다. 세계랭킹 1위 유소연은 공동 3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에 입상하면서 1인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허미정(28.대방건설)도 이날 4타를 줄여 자신의 US여자오픈 최고 성적인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 KLPGA투어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정은(21.토니모리)은 첫 출전에서 공동 5위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김세영(24.미래에셋), 이미림(27.NH투자증권), 양희영(28.PNS창호)이 공동 8위(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에 입상하는 등 이번 대회 '톱 10'에 8명의 한국 선수가 포진해 그야말로 태극기 물결을 이뤘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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