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임종룡 "정책 책임 감당하는데 두려워하지 말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18 16:58

수정 2017.07.18 16:58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년 4개월간의 금융위원장직을 마감하면서 "시장을 향한 모든 정책에는 책임이 따른다"면서 "책임은 마치 정책의 그림자와 같은 것이어서 피할 수도 없고 피해지지도 않는 것인 만큼 책임을 감당하는 데 주저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18일 이임사에서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여러분과 헤어질 시간이 됐다"면서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어려움을 온전히 넘기고 떠나게 돼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임 위원장은 지난 2015년 3월 취임후 역대 최장수 금융위원장으로 기록됐으며 이날 34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위원회의 정책대상은 '시장'이라며 시장은 보이지 않는 실체지만 다수의 지혜를 담고 있고, 냉정한 선택을 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시장의 힘을 믿어야 한다"면서 "시장과 소통하려 애를 써야 하고 결코 시장이 약해지지 않도록 규제를 가다듬어야 하며 때로는 참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장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경쟁에서 소외된 계층 배려도 반드시 감당해야 할 소명이라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후배들에게 시장이라는 커다란 배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와 같은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후임 금융위원장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임 위원장은 "새로 부임하는 최종구 위원장은 뛰어난 리더십으로 금융위를 누구보다 잘 이끌어주실 것"이라며 "탁월한 경륜과 소신으로 여러분의 헌신을 빛나게 해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34년간의 오랜 공직생활 중 때로는 높은 산을 넘어야 했고 때로는 깊은 계곡을 건너야 했으며, 상처를 받아 무척 힘든 적도 있었다"면서 "그런 많은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같은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 때 언급했던 아프리카 들소 '누우'를 다시 언급하며 "들소처럼 (금융개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누우가 건기가 되면 사자와 악어에게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도 새로운 초원을 찾아 떼를 지어 수백 킬로미터 이상을 대이동 하듯 국민이 준 소명인 금융개혁을 추진하라는 의미다.

hjkim@fnnews.com 김홍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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