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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7.26 18:06

수정 2017.07.26 18:06

간담 서늘한 B급 하드코어 보고싶다면.. 록키호러쇼 vs. 이블데드
무대에서 만나는 프랑스의 웅장한 역사.. 시라노 vs. 나폴레옹
恨 많은 민족의 역사 담아낸 진진한 무대.. 서편제 vs. 아리랑
올 하반기 뮤지컬계는 라이벌 매치가 한창이다. B급 하드코어물부터 시작해서 같은 국가를 배경으로 한 작품 등 유사한 소재의 공통점을 가진 작품들이 각각 비슷한 시기에 공연되면서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올 여름 휴가기간에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장르별 라이벌 작품을 모두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하나의 작품만을 선택해서 보아야 한다면 각각의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간담 서늘한 B급 하드코어 보고싶다면.. 록키호러쇼 vs. 이블데드

아무래도 여름에는 호러 컬트장르가 대세다.
특히 올 여름 공연계에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B급 하드코어를 좋아한다면 '록키호러쇼'(위쪽)와 '이블데드'(아래쪽)를 눈여겨보자.

먼저 SF영화 '록키호러픽쳐쇼'로 익숙한 동명원작의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9년만에 관객들 앞에 돌아왔다.

이미 마이클리와 송용진, 고은성, 김영주, 서문탁, 리사, 고훈정 등 실력파 배우들이 캐스팅되며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약혼 소식을 전하기 위해 은사를 찾아가던 자넷과 브래드가 자동차 고장으로 인해 우연찮게 프랑큰 퍼터의 성을 방문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B급 컬트 뮤지컬답게 파격적인 구성을 자랑한다. 외계 행성에서 온 양성애자, 외계인 남매와 인조인간 등 독특한 캐릭터들이 화려한 메이크업과 코르셋 같은 의상들로 눈길을 끈다. '록키호러쇼'는 다음달 6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뮤지컬 '이블데드'는 코믹 호러를 지향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록키호러쇼와 마찬가지로 9년만에 재연되는데다 동명의 저예산 공포영화 '이블데드'를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방학을 맞아 여행을 떠난 다섯 명의 대학생들이 우연히 들리게 된 오두막에서 우연히 악령을 풀어주며 겪게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원작의 공포를 과장하는 방법으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좀비들의 공포스런 분장이나 전기톱으로 잘려나간 신체의 일부, 거칠게 찢겨진 의상, 피가 관객석을 향해 흐드러지게 뿌려지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인공이 좀비로 변한 여동생과 여자친구를 처단하고 궁지로 몰리는 상황에서 부르는 넘버 '조낸 퐝당해'는 실소를 자아낸다. 이번 공연에는 가수 조권이 주인공으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오는 9월 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무대에서 만나는 프랑스의 웅장한 역사.. 시라노 vs. 나폴레옹

프랑스 출신의 실존 인물을 다룬 두 편의 대작 뮤지컬도 첫선을 보인다. 17세기 초중반에 실존했던 프랑스 작가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시라노'(위쪽)와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에 프랑스 혁명 후 프랑스 전역을 통치했던 '나폴레옹'의 일대를 다룬 뮤지컬 '나폴레옹'(아래쪽)이 바로 그것.

19세기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쓴 소설을 소재로 뮤지컬 '시라노'는 당시 뛰어난 검객이자 로맨티스트이지만 크고 못생긴 코가 콤플렉스인 시라노의 가슴 아픈 사랑 얘기를 그리고 있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온 록산을 사랑하는 시라노는 외모의 콤플렉스로 고백하지 못하고 이런 마음을 눈치채지 못한 록산은 시라노의 친구인 미남 청년 크리스티앙과 사랑에 빠진다. 이 와중에 전쟁이 발발하면서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은 전장으로 떠나는데 문학적 재능이 없는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시라노가 록산에게 보낼 사랑의 편지를 대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초연 공연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에 뮤지컬 배우 류정한의 프로듀싱이 더해졌다. 주인공 시라노 역은 류정한과 홍광호, 김동완이 맡았다. 공연은 10월 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샤롯데씨어터에서는 10월 22일까지 뮤지컬 '나폴레옹'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18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각종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프랑스 역사상 최초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던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일대기에 그의 주변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탈레랑, 연인 조세핀의 갈등과 사랑을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함께 선보인다. 1994년 캐나다에서 제작된 후 영국 웨스트엔드와 독일, 미국 브로드웨이를 거쳐 아시아 초연으로 오르는 이 작품은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된 화려한 세트와 의상도 볼만하다.

‘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취향저격’ 라이벌 뮤지컬 대격돌

■恨 많은 민족의 역사 담아낸 진진한 무대.. 서편제 vs. 아리랑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우리 민족의 한많은 역사와 정서를 담아낸 뮤지컬 두편도 올 여름과 가을 나란히 선보인다.

2010년 초연된 이래 네번째 재연으로 돌아온 뮤지컬 '서편제'(위쪽)는 과거보다 조금 더 화사하고 감성적인 이미지를 더했다. 이청준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93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돼 스토리가 익숙하다. 뮤지컬 '서편제'는 '송화', '동호', '유봉' 이렇게 각기 다른 세 인물이 가족을 이루어 함께 전국을 유랑하면서 겪게되는 갈등, 아티스트의 삶에서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한의 무게, 아픔,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다음달 30일부터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11월 5일까지 공연된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뮤지컬로 재탄생시켜 주목받았던 뮤지컬 '아리랑'(아래쪽)도 2015년에 이어 2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일제강점기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미니멀한 무대 위에 풀어냈다. 원작 대하소설 12권 속 이야기를 2시간 20분에 담기 위해 핵심 인물을 7명으로 압축,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담아냈다. 빚 20원에 미국 하와이에 역부로 팔려가는 감골댁의 아들 방영근,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일제에 맞서 만주로 떠나 독립군을 이끄는 송수익, 그의 몸종이었으나 아버지가 의병에게 살해되는 모습을 보고 친일 첩보원이 되는 양치성, 일본 앞잡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감골댁의 딸 수국이와 친구 옥비의 삶이 씨줄과 날줄이 엮이듯 무대 위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때 무대에섰던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윤공주, 이소연, 이창희, 김병희 등 배우 31명이 다시 합류했다. 여기에 윤형렬, 박지연, 장은아, 이승희 등 실력파 배우 11인이 더해졌다.
뮤지컬 '아리랑'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월 3일까지 관객들 앞에 선보인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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