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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은 그동안 충분히 수익을 남긴 IT 종목을 집중 매도했다. 전날 삼성전자가 3·4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예고한 것이 방아쇠가 됐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올 가을 3·4분기 실적이 오기 전까지는 종전 과 같은 급격한 우상향 곡선을 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외국인 IT 매도, 삼성전자가 '방아쇠'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일대비 42.25포인트(1.73%) 하락한 2400.9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지난해 11월 9일 하루동안 2.25% 떨어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이날의 급락세는 외국인들의 순매도 때문이다. 외국인은 5633억원을 내다팔았는데, 올들어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621억원과 804억원을 순매수 했다. 전문가들은 올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올 1월 첫거래일에 2026.16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6개월간 쉬지 않고 올라 2500선에 육박했다. 조정이 올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IT 업종이다. 이날 코스피 업종 중에서 IT는 4.12%로 내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인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 4441억원을 팔아치웠다.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3131억원)였으며, 뒤이어 SK하이닉스(846억원), 네이버(318억원), LG디스플레이(255억원) 순이다.
외국인들의 IT 매도 공세의 배경은 대략 두가지 이유로 요약된다. 삼성전자가 전일 컨퍼런스콜에서 3·4분기 영업익 감소를 예고한게 첫째고, 이를 미리 감지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이 두번째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 24일 이후 줄곧 전기·전자 업종에서 순매도를 이어왔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삼성전자가 3·4분기에 반도체는 좋지만 무선과 디스플레이 실적이 감소해 전사적인 영업익 감소를 예고 했다"며 "이것이 IT 전체로 퍼져나가면서 오늘 시장에서 마구 던진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막차탄 개미들, 손실 눈더미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지난주 부터 이미 과열양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고점으로 판단되는데, 개인들이 무모하게 뛰어든 것이 위험신호였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이후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외국인들은 한국전력, 포스코, 호텔신라, 엔씨소프트, 삼성물산, 우리은행등 내수 관련 주들에 주력했다. 개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외국인들이 내다 팔고 있는 IT 종목만 골라서 샀다. 최근 2주간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모조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종우 IBK리서치 센터장은 "중소형주를 붙들고 있던 개인들이 지난주에 뒤늦게 IT에 자금을 밀어 넣었는데, 이런것이 바로 조정 직전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며 "오늘의 조정으로 향후 코스피 상승은 더뎌질수 밖에 없으며, 시장은 조정국면의 입구에 섰다는 판단이다"고 진단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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