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갑질’ 논란 이장한 종근당 회장, 경찰 출석…“백번 사죄드린다”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2 11:10

수정 2017.08.02 11:10

자신의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장한 종근당 회장(65)이 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사죄했다. 지난달 13일 이 회장의 전 운전기사가 폭언이 담긴 녹음파일을 언론에 공개한 지 약 3주 만이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57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들어왔다. 회색 양복을 입고 남색계열 넥타이를 맨 이 회장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백번 사죄드린다. 피해자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사죄한다.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또 다른 폭언 피해자에 대한 질문에는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했다”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 회장은 전 운전기사 4명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고 불법운전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운전기사들은 이 회장의 폭언에 시달리다 모두 퇴사했다. 경찰은 이 회장에게 막말과 폭언을 들은 피해자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현재 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전문의약품인 발기부전치료제를 의사 처방 없이 나눠준 혐의(약사법 위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의사분들한테 물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진술을 가서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치료제를 제공했으나 의사 처방을 받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조사를 받고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이 회장은 현재 종근당과 지주회사인 종근당 홀딩스, 계열사 종근당 바이오와 경보제약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조사 중이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리면 오해가 생길 수 있으니 조사를 다 받겠다”고 말한 뒤 1층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욕설과 폭언을 하게 된 경위와 내용 등을 조사하고, 발기부전치료제를 의사 처방 없이 나눠준 부분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회장의 조사가 오후 6시 이후까지 예정돼 있으나 밤새도록 길어질 수 있다”며 “식사 등도 모두 조사실에서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폭언 등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이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저의 행동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며 공개사과 했다.

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갑질'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이장한 종근당 회장. /사진=김규태 기자
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갑질'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이장한 종근당 회장. /사진=김규태 기자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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